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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동안 청량리시장 덮친 화마… 상인들 "연말 장사 다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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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동안 청량리시장 덮친 화마… 상인들 "연말 장사 다 망쳤다"

입력
2021.12.19 18:00
수정
2021.12.1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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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자정 넘긴 시각, 한 점포에서 불길 시작
스프링클러·화재경보시설 미비로 피해 커져
당국은 화재 원인 규명 위해 합동 감식 예정


"지난해 추석에도 큰 화재가 있었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

19일 새벽 발생한 화재로 피해를 본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농수산물 시장 상점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불타 있었다. 판매를 위해 들여 놓은 배추·무 등 농산물은 아무렇게나 널려 있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0시 26분쯤 청량리 농수산물 시장 1출입구 근처 가게 부근에서 발생했다. 소방은 가용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소방 차량 57대와 인력 191명을 투입한 끝에 오전 6시 34분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점포 8곳은 전소됐고, 5곳은 일부가 불에 탄 뒤다. 인근 주택 3곳도 화재 피해를 봤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은 망연자실했다. 상인 A씨는 "냉장 창고를 포함해서 가게 안에 있던 시설만 해도 피해가 몇천만 원에 달할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상인 B씨도 "팔 수 있는 물건이 남았는지 확인하고 싶은데, 화재 현장에 들어갈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농수산물시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마무리하고있다. 뉴스1

1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농수산물시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마무리하고있다. 뉴스1

이번 화재는 화재 발생 알림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상점에서 불이 시작돼 피해가 컸다.

청량리농수산물 상인회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를 보면 불은 시장 바깥 도로 쪽에 있는 점포에서 최초로 시작됐다. 해당 점포는 시장 한복판 상점들과는 달리 화재 알림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보니 불은 순식간에 사방으로 옮겨붙었고, 알림장치는 시장 안쪽에 위치한 상점들까지 불이 번지고 나서야 뒤늦게 울렸다. 이미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던 때다.

스프링클러(자동소화장치) 등 직접진화장비 시설이 없었던 것도 피해를 키웠다. 소방 관계자는 "청량리 시장 전체에 화재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물을 뿌려주는 설비는 없다"며 "일부 있는 비슷한 시설도 소방이 출동해 펌프차로 물을 공급해야 작동한다"고 밝혔다.

소방은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가 총 1억2,900만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물건을 많이 들여온 걸로 알고 있는데 장사를 다 망쳤다"고 밝혔다. 피해 상인 B씨는 "상인회에서 (피해 구제를) 적극적으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경찰과 소방은 20일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피해를 규명하기 위해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농수산물 시장에 화재로 인한 쓰레기 더미가 널브러져 있다. 박준규 기자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농수산물 시장에 화재로 인한 쓰레기 더미가 널브러져 있다. 박준규 기자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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