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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청소년 범죄에 "촉법소년 연령 낮추자" 다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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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청소년 범죄에 "촉법소년 연령 낮추자" 다시 논란

입력
2021.12.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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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11명에 폭행당한 초등생 부모 "엄벌하라"
모텔 난동 10대들 "우린 촉법소년, 맘대로 하라"
지난해 촉법소년 범죄 9,600여명, 살인도 8차례
전문가 "나이 문제 아니라 필요하면 처벌해야"

무인모텔을 운영하는 A씨가 객실에서 난동을 부린 청소년들의 사건을 공개하며 올린 글에 첨부했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무인모텔을 운영하는 A씨가 객실에서 난동을 부린 청소년들의 사건을 공개하며 올린 글에 첨부했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청소년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촉법소년' 처벌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합당한 처벌을 피할 수 있어 '배째라'식의 태도에 촉법소년 기준연령을 내리자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촉법소년 문제가 재점화한 건 최근 발생한 무인호텔 난동 사건 때문이다. 10일 미성년자들이 무인모텔에 들어가 술을 마시고 객실 내 비품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린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했다.

포항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군(15)과 친구 4명이 투숙한 객실은 빈 소주병 10여 개가 화장대 위에 널브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가래침이 흥건했다. 침구와 매트리스는 담뱃불로 지져져 있었고, 객실 손잡이는 파손된 채 매달려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야단치자 이들은 오히려 욕설을 하며 "촉법소년법으로 보호받으니 죽이고 싶으면 죽여 보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업주 B씨는 "이전에 입실 시도가 있었던 아이들이라, 미성년자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다"며 "경찰 출동 후 고성이 오가 기존 고객분들에게 (객실료를) 환불해 드린 것까지 포함해 총 420만 원가량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투숙객 5명 가운데 4명은 2006년생으로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에 해당하지 않아 이들은 재물손괴 혐의가 적용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집단폭행에 모텔 난동... 되레 "맘대로 하라" 적반하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학생 집단 폭행사건도 촉법소년 논란에 불을 붙였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딸이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중학생 11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왔다.

자신을 '파주에서 딸을 키우는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 C씨는 "딸이 입고 나갔던 옷이 옷장 밑에 구겨져 있어 옷을 걸려고 들었는데 피범벅 상태여서 '옷에 피가 왜 묻었냐'고 묻자 친구들과 다퉜는데 코피가 묻었다고 하더라"며 "옷을 욕조에 담가놓고 뭔가 이상한 기분에 마스크를 내려 보라고 했더니 충혈돼 있던 눈 밑으로 아이 얼굴은 처참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물었더니 집으로 오는 길에 언니, 오빠가 때렸다고 했다"며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속히 와준 경찰분들이 상황을 듣고 아이부터 병원에 빨리 데려가 보라고 해서 응급실에 갔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폭행당한 아이는 과거 해당 중학생들과 시비가 걸린 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 다시 마주치자 옷을 벗기려는 등 폭행을 했다는 것. A씨는 "촉법을 알고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집단폭행을 가한 아이들이 벌을 받지 않는다면 2차, 3차 피해 학생들이 나올 텐데 이런 극악무도한 폭행이 저희 아이에게서 끝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며 가해 학생들의 엄벌을 촉구했다.


전문가 "10세 미만 흉악범죄는 국가·사회·부모 문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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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성인처럼 처벌받지는 않는다. 형법상 미성년자는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19세 미만) △촉법소년 △범법소년(만 10세 미만) 세 가지로 나뉜다. 범죄소년은 범죄를 저지를 경우 성인과 동일한 형사처벌을 받지만, 촉법소년은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받아서다.

최근 5년간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은 2016년 6,576명, 2017년 7,533명, 2018년 7,364명, 2019년 8,615명, 2020년 9,606명으로 증가세이고, 지난해에는 살인 범죄도 무려 8차례나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자 촉법소년 기준연령을 낮추자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도 "촉법소년제도가 오히려 범죄자를 양성한다"(coma****), "미성년자는 부모와 함께 벌받게 하든지 어떤 방법으로든 남에게 피해 주면 안 된다는 걸 단단히 가르쳐야지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더 큰일 저지른다"(vess****)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물론 교화가 우선이라며 반대 의견도 있다. 이들은 "소년의 경우 인격이 형성돼 가는 과정에 있다는 특수한 사정이 있어 기본적으로 사회가 보호하고 훈육해야 하는 대상"이라며 "청소년 범죄 흉포화를 이유로 소년범을 일반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TBS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10세 미만이 흉악범죄를 저질렀다면 국가와 사회, 부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분을 받아야 할 아이가 보호처분에 머물러 소년원에 가면 거기서 교화 가능성이 높은 다른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보호처분을 받을 만하면 보호처분으로, 형사처벌로 개선 교화가 필요하다면 형사처분으로 가는 게 맞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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