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일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내년 경제성장률로 3.1%를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확대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위기 극복을 넘어 일상과 경제를 되찾고 선도형 경제로 도약’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보고했다. 내년엔 코로나19 그늘에서 벗어나 ‘완전한 경제 정상화’를 이뤄내고,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더 밀어 올리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정부가 반도체와 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 지원을 밝히고, 메타버스 등 미래 신산업 청사진을 제시한 건 희망을 준다. 2% 후반대인 민간 경제연구소의 예측보다 높은 정부의 성장률 전망도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 상황을 충분히 감안하고 계획을 짠 것인지는 의문이다. 내년에도 이런 엄중함이 이어질 경우 정부의 계획은 장밋빛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전통시장 추가소비 특별공제를 신설하고 지역사랑상품권 캐시백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거리 두기와 방역이 강화되면 무용지물이다. 정부가 낙관한 수출 호조세도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주요국 봉쇄가 지속되면 장담할 수 없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 등 취약계층을 위한 두껍고 신속한 지원에 더 집중해야 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완전한 경제 정상화는 안정된 방역 속에서만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상황 전개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한 뒤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한 이유다.
그나마 정부가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한 건 주목된다. 이날 정부가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제 연료가격 상승으로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도 최근 전방위 물가 상승에 국민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한 건 수긍할 수 있는 조치다. 적어도 소비자물가를 잡겠다는 다짐만은 지키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