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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일행, '혼밥' 5팀으로 받아요"… 방역수칙 '불복 영업'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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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일행, '혼밥' 5팀으로 받아요"… 방역수칙 '불복 영업' 꿈틀

입력
2021.12.23 04: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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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식당, '미접종자 혼밥 허용' 비틀어
방역패스 확인 없이 단체손님 상대 영업
온라인 카페엔 '24시간 영업 운동' 독려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식당 문 앞에 방역패스 불복 영업 방침이 적혀 있다. 서현정 기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식당 문 앞에 방역패스 불복 영업 방침이 적혀 있다. 서현정 기자

서울 강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용현석(34)씨는 최근 정부의 방역정책 강화에 맞서 영업 방식을 바꿨다. 식당과 카페에도 방역패스가 적용돼 백신 미접종자는 1명만 일행에 끼거나 '혼밥'을 먹을 수밖에 없게 된 이달 6일, 용씨는 가게 출입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명이 함께 와도 일행이 아니라 개별 손님들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게시했다. 예컨대 4명이 함께 오면 4인석을 주되 '혼밥 손님' 넷으로 여겨 접종 여부에 구애 없이 입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또다시 방역 고삐가 죄어들자, 자영업자들의 누적된 불만이 '불복 영업'으로 표면화하고 있다. 일부 식당·카페 주인들이 강화된 방역지침을 더는 따르지 않겠다면서 방역패스 검사 없이 단체 손님을 받거나 시간 제한 없이 영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당국은 과태료 처분, 형사 고발 등 원칙대로 제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자영업계에선 "손실 보상이라도 제대로 해준 적 있느냐"는 냉소적 반응이 적잖게 감지된다.

방역패스 무력화한 식당 "꼼수 아닌 반항"

자영업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 24시간 영업 운동에 동참하자는 글이 올라와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자영업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 24시간 영업 운동에 동참하자는 글이 올라와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22일 찾은 용씨의 가게에선 직원들이 공언대로 방역패스 확인 절차 없이 손님들을 받고 있었다. 한 직원은 "손님들이 같이 오더라도 개개인을 '혼밥' 팀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접종 확인을 할 필요가 없다"며 "꼼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정부 지침에 대한 작은 반항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용씨는 "자영업자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왔다 갔다 하는 정부 정책이 문제"라면서 "원래는 (정부에 대해) 공격적인 문구로 공지글을 작성했는데, 구청에서 다른 가게 신고를 받고 찾아와서 경고를 준 이후 표현을 많이 순화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엔 '24시간 영업 운동'을 독려하는 글도 올라왔다.수원에서 술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카페 회원은 이날 "점주에 대한 형사 고발과 벌금을 감내하고 24시간 영업에 동참하실 분을 구한다"며 "오후 9시 이후 가게를 무료로 이용하게 하거나 해당 시간대 영업이익을 기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앞서 프랜차이즈 카페 '더노벰버 라운지'는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시행된 이달 18일부터 사흘간 인천 본점을 비롯한 5개 지점에서 24시간 영업을 강행하다가 경찰에 고발됐고, 결국 전날 불복 방침을 철회하고 오후 9시 영업 제한 시간에 맞춰 문을 닫았다.

자영업자 단체들도 이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노벰버 라운지의 경우 적자만 10억 원이 났다는데, 제대로 된 손실 보상이 이뤄진 적이 없으니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겠냐"며 "다만 불복 영업의 여파가 고스란히 자영업자에게 돌아올 게 뻔해 섣불리 나서진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호석 코로나피해자영업전국총연합회 회장은 "방역패스에 이어 영업시간 규제까지 시행되면서 '단체 차원에서 불복 영업에 나설 필요성이 있지 않으냐'는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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