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개신교계에 '차별금지법' 설득
안철수·김동연도 종교계 접점 확대
여야 대선후보들이 앞다투어 종교계로 향하고 있다. 표의 규모, 조직력, 응집력 등 모든 면에서 종교계는 세칭 '알짜' 표밭이다. 미운털이 박힌 정치인에게 낙선 운동 등 가장 강력한 응징을 하는 집단도 종교계다.
'분당교회' 다닌 李... "주님 열심히 모신다" 어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스스로 기독교인임을 적극 강조한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로 각 지역을 다닐 때면 현지 교회를 꼬박꼬박 들렀다. 지난 주일(19일)에는 배우자 김혜경씨와 나란히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25일 크리스마스에는 성탄 예배에 참석할 예정이다.
독실한 신자임을 강조하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일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경기 분당우리교회에서 열심히 주님을 모시고 있다. 주님의 은혜로운 인도로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는데, 제적 상태임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이에 이 후보 측은 "비정기적으로 갔다"고 해명했다.
기독교 신자인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도 이번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교회를 비롯한 종교계 방문에 적극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무교' 尹도 교회 방문↑… 교인 수 많고, 충성심 깊어서?
무교로 알려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교회를 자주 간다. 손바닥에 쓴 '왕(王)' 자 때문에 "무속신앙을 믿는다"는 말이 퍼졌을 때, 구설을 털어내기 위해 교회를 적극 이용했다. 지난 10월 성경책을 들고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찾은 윤 후보는 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불렀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엔 '기독인지원본부'와 '종교특보단'이 따로 설치돼 있다.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인 주호영 의원은 "주호영을 모르면 스님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불교계를 꽉 잡고 있다.
대선주자들이 교회를 1순위로 찾는 것은, 기독교 표가 가장 많은 것과 연관이 깊다. 2015년 통계청이 조사한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개신교 인구가 약 968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인구의 19.7%에 해당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교회 방문이 표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안 갈 경우 미움을 살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설득 바쁜 심상정… 민주당, 불심 달래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종교계 방문은 목적이 조금 다르다. 종교계 표를 구하는 게 아니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실현하기 위해 종교계를 설득하는 중이다. 표를 잃을 것을 감수하고 보수 기독교계에 차별금지법 필요성을 설득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16일 한국교회총연합을 찾아 "종교인이 인간이 짊어지고 있는 영혼의 무게를 덜어주는 사명을 갖고 있는 것처럼, 정치인은 인간의 삶을 짓누르는 제도적 무게를 덜어줄 의무가 있다"고 역설했다.
불교계와의 소통도 대선주자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불교 인구는 약 762만 명(전체 인구의 15.5%)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0일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았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21일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을 방문하는 등 꾸준히 종교계를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접점을 늘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요즘 불심 달래기에 바쁘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이후 불교계가 잔뜩 성이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불교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22일 조계사 방문 사실을 공개하며 "거듭 송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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