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게임 체인저' 기대
처방전 받아 가정에서 치료제로 복용
신종플루 제어한 타미플루 역할 기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알약 치료제인 ‘팍스로비드(Paxlovid)’ 긴급 사용을 허가했다. 미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이 치료제는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할 만큼 아프기 전 집에서 복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 첫 번째 알약 치료제다.
FDA는 성명에서 고위험군 성인 환자와 12세 이상 소아 환자의 경우 병원 밖에서 이 알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팍스로비드는 기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와 화이자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니르마트렐비르 등 2가지 성분으로 구성됐다. 이 알약은 의사 처방전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FDA는 “코로나19 진단 후 5일 이내에 이 약을 투여해야 한다”며 하루 2차례씩 총 5일간 복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는 가운데 오미크론 퇴치를 위해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다만 FDA는 성명에서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 노출 전후 예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현재까지는 램데시비르 주사제가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치료제였지만 비용 문제와 경구 치료제에 비해 복잡한 치료 방식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14일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 고위험군 입원ㆍ사망 확률을 89%까지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화이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인자를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팍스로비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사흘 이내에 이 약을 복용하면 입원ㆍ사망 확률이 89%, 닷새 이내에 복용하면 88% 낮아졌다.
건강한 청년 또는 위험인자가 있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 등 ‘표준위험군’ 대상 임상시험에서는 팍스로비드가 입원ㆍ사망 확률을 70% 줄이는 것으로 나왔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치료법이 허가를 받는다면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길에 중대한 진전을 보여줄 것”이라며 반색하는 성명을 냈다. 신종플루 제어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치료약 타미플루처럼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반면 코로나19에 걸려도 팍스로비드 처방전을 받는 데 시간이 걸려 치료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화이자는 올해 안에 18만 명(1코스에 알약 30정), 내년에는 1억2,000만 명이 쓸 수 있는 팍스로비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52억9,000만 달러를 들여 1,000만 명분의 팍스로비드를 구매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팍스로비드 1명분 가격은 약 530달러(약 62만 원)로 예상되고 있다.
미 제약사 머크와 리지백 세라퓨틱스가 개발한 알약형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도 FDA 자문위원회 승인 권고를 받았지만 최종 긴급사용 승인은 나지 않고 있다. 최종 분석 수행 결과 입원ㆍ사망 예방 효과가 애초 머크가 10월 발표한 50%가 아니라 30%로 줄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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