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분 진원지 '윤핵관' 갈등 2라운드
이준석, '윤핵관' 당사자로 장제원 콕 집어 저격
장제원 "왜 할 말 없겠냐, 인신공격 말라" 발끈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사무실을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 측 제공
"선대위에서 아무도 모르는 내용을 말하고 다니는 건, 무슨 정치장교입니까, 블랙요원입니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모욕적 인신공격에 대응하지 않겠습니다."(장제원 의원)
"도대체 누구냐?"(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며 모두를 궁금케 했던, 여의도에 소문만 무성했던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의 유력한 후보로 추정되는 인물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국민의힘 내홍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윤핵관'의 전횡을 문제 삼아 상임선대위원장까지 사퇴한 이준석 대표가 장제원 의원을 당사자로 지목하며 공개 비판에 나서고, 장 의원은 "인신공격"이라고 발끈하면서 '윤핵관'을 둘러싼 국민의힘 갈등은 제2라운드에 들어섰다.
"그 사람은 부산 벗어나면 안 돼" 장제원 콕 찍은 이준석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았다. 이준석 대표 측 제공
포문은 이 대표가 먼저 열었다. 이 대표는 23일 공개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윤핵관'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선대위 조직도에 없는 사람이라서 문제다. (그 사람은) 부산을 벗어나면 안 된다. 부산을 벗어나면 전 국민이 제보해야 한다."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장제원 의원(3선 부산사상)을 콕 찍은 것. 장 의원을 지목한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이 대표는 부인하지 않았다.
장 의원은 윤석열 후보 경선 캠프 총괄실장을 맡으며 '윤석열의 남자'로 급부상했지만, 아들 음주운전 문제로 대선 레이스 초기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물러났다. 그러나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어떤 공식 직책도 맡고 있지 않는 장 의원이 윤 후보 가까이에서 '비선실세' 역할을 하며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같은 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의원을 향한 공격의 날을 더 날카롭게 세웠다.
"백의종군? 선대위도 모르는 내용 얘기하는 블랙요원" 난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 장제원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얼마 전 선대위를 공개 비판한 장 의원의 글을 두고 이 대표는 "전혀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께서 저도 모르는 얘기를 내놓기 시작한다. 장제원 의원께서 굉장히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아니면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하신 것"이라며 "선대위 내에 아무도 모르는 내용들을 그렇게 했다는 건 정치장교인가, 무슨 블랙요원이냐"고 몰아세웠다.
윤핵관으로 지목된 장 의원은 "왜 할 말이 없겠냐"며 발끈하면서도 일단은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장 의원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지금은 오로지 정권교체와 윤석열 후보만을 생각해야 할 때"라며 "모욕적 인신공격에 대해 왜 할 말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대선을 70여 일 앞둔 엄중한 시기에 당이 진흙탕 싸움에만 빠져 있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 드릴 수는 없다. 민주당만 이로울 뿐이다. 제가 해야 할 일만 성심을 다해 수행하겠다. 참고 또 참겠다"고 적었다.
"왜 할 말 없겠냐"면서도 "참겠다"는 장제원, 확전 자제
지난 9월 12일 윤석열 예비후보 국민캠프에서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았던 장제원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 대표로부터 '부산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경고를 받은 장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출석을 위해 국회에 나타나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선대위의 내밀한 정보까지 알고 있다는 이 대표 주장의 진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장 의원은 "일반적인 얘기를 했다. 국민적 시각에서. 당대표와 공보단장이 부딪히는 그 현상에 대해서 내가 얘기, 무슨 내밀한 정보가 어딨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의 실체가 뭔가. 익명으로 뒤에서 비판한다? 내가 익명으로 뒤에서 비판한 적이 없다"며 "대응 안 하겠다고 했다. 대응하면 좋을 게 아무것도 없다. 당에 도움이 안 된다"고 무대응 기조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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