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 득점 순서 뒤바꿔 내보내
'스포츠에 연출하면 그게 조작' 비난
SBS "스포츠의 진정성 중요한 가치 깨달아" 사과
5대 0인데 3대 2? 거짓 중계 의혹도
"진행자 이번 일과 무관" 재차 사과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 편집 조작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FC구척장신과 FC원더우먼 팀이 골을 서로 주고받으며 긴박한 경기를 벌인 것처럼 방송됐는데, 실은 편집으로 경기 순서를 바꿨다는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SBS는 24일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꿔 시청자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22일 방송에서 FC구척장신은 3 대 0으로 FC원더우먼을 이기다 3 대 2, 4 대 2, 4 대 3으로 긴박하게 경기를 이어갔다. FC원더우먼이 추격을 거듭했지만, FC구척장신이 6 대 3으로 이기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하지만, 방송 후 누리꾼들은 득점을 표시하는 상황판에 4 대 0으로 표시된 장면이 노출된 것을 확인하고 이를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FC구척장신이 전반에 연이은 득점으로 경기를 일방적으로 이끌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방송을 퍼즐 맞추듯 경기 흐름을 재구성해 전반이 5 대 0으로 마무리됐고, 후반 최종 스코어가 6 대 3으로 끝났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SBS는 경기 순서를 뒤섞어 편집해 촬영 장면을 내보낸 것을 이날 인정했다. SBS는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예능적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 스포츠의 진정성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임을 절실히 깨닫게 됐고, 편집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다만, 경기 결과와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방송가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 진행 순서를 바꿔 방송에 내보내는 일은 자주 벌어진다. 프로그램에 극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골때녀'는 스포츠 소재의 예능인 데다 경기를 위해 땀을 흘리는 여성들의 노력 등 진솔함과 정정당당한 승부가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이었던 만큼, 제작진의 재미를 위한 욕심이 프로그램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엔 '스포츠 보는 사람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더군다나 그걸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게 웃기다'(@Green_M*****), '이건 선수들한테도 예의가 아니다. 첫 골 넣었을 때 박슬기가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 알겠네'(@bottle_o****), ' 스포츠에 연출을 더하면 조작이지'(@jh****) 등의 비판 글이 쏟아졌다.
제작진이 경기 순서를 조작해 내보내면서 비난의 화살은 경기 해설을 한 배성재 아나운서와 방송인 이수근으로 향하고 있다. 방송에서 배 아나운서는 "3대2", "4대3"이라고 말했다. 전반전이 5대 0으로 끝났으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이를 두고 조작된 경기 편집에 맞춰 배 아나운서가 후시녹음으로 거짓 해설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두 진행자를 향해 누리꾼의 비난이 거세지자 SBS는 2차 입장문을 내 "이번 일은 배성재, 이수근과는 전혀 관계없이 전적으로 연출진의 편집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라며 "두 진행자는 전혀 무관하며, 두 분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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