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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대신 오미크론... 성탄절 확진자 최다, 전 세계 항공대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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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대신 오미크론... 성탄절 확진자 최다, 전 세계 항공대란까지

입력
2021.12.26 18:3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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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탈리아·영국·호주 신규 확진 최다
항공사 직원 격리 급증… 전 세계 항공 결항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이동식 코로나19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이동식 코로나19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AP 연합뉴스

올해도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암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아기 예수 탄생을 축복할 여유도 주지 않고 파죽지세로 지구촌을 집어삼켰다. 성탄절 연휴 기간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호주 등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 최다 기록이 쏟아졌고, 세계 곳곳에서 항공기 결항 사태까지 빚어졌다.

프랑스는 팬데믹 이래 처음으로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4,611명을 기록,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달 4일 일일 확진자 5만 명을 넘어선 지 3주 만에 두 배가 된 것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908만8,371명으로, 전 세계에서 7번째로 많다. 누적 사망자도 12만2,546명에 달한다.

이탈리아도 이날 신규 감염자 5만4,762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날 5만599명에서 하루 만에 4,000명 넘게 불어났다. 사망자도 144명이 늘어 누적 13만6,530명으로 집계됐다. 유럽에서 영국 다음으로 희생자 수가 많다.

유럽 내 코로나19 진원지인 영국은 전날 12만2,18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또다시 불명예를 경신했다. 그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은 2만3,719명으로 파악됐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일주일간 누적 확진자 수는 무려 70만7,306명에 달했다. 이전 일주일에 비해 23만 명(48%)이나 급증한 수치다. 영국 통계청은 현재 확산세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6일 이후 런던에선 10명 중 1명이 감염된 상태일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성탄절도 잊은 채 접종 확대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하루 60만5,561명이 부스터샷(3차 접종)을 맞기 위해 소매를 걷어 올렸다. AP통신은 “영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모든 성인에게 3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25일에도 런던에선 수십 군데 접종소가 문을 열고 이른바 ‘징글벨 백신’을 투여했다”고 전했다.

철통 방역도 오미크론 변이에는 무용지물이었다. 확진자 1명만 나와도 도시 전체를 봉쇄해 코로나19를 통제했던 방역 모범국 호주는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다.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뉴사우스웨일스주(州)에서 25일 신규 확진자 6,394명을 기록, 역대 최다 기록을 썼다. 더구나 한 대형병원에서 400명에게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잘못 통보된 것으로 파악됐다. 후속 조치에 따라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안내판에 항공기 취소 공지가 여러 건 게재돼 있다. EPA 연합뉴스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안내판에 항공기 취소 공지가 여러 건 게재돼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일간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24일 기준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19만7,358명으로 20만 명에 육박했다. 2주 전보다 65% 증가한 수치다.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만 1만 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우려스러운 건 백신 접종을 늦게 시작한 어린이ㆍ청소년 환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뉴욕시에선 이달 5일부터 3주간 어린이 입원 환자가 4배 증가했다. 메리 바셋 뉴욕주 보건국장 대행은 “어린이가 처한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현실”이라며 “소아과 의사, 부모, 보호자는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발목이 묶인 사람도 속출했다. 비행기 운항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항공 대란이 벌어진 것이다. 전 세계 항공 추적 사이트 ‘플레이트어웨어’가 이날 정오까지 파악한 결과,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전 세계에서 결항된 항공기는 5,775편에 달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된 조종사와 승무원이 폭증하면서 항공업계 인력난이 심화한 탓이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번주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급증하면서 승무원과 운영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방역 강화로 수많은 종교 시설들이 대면 예배와 미사를 취소하거나 참석자 수를 최소화했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교황의 강론에도 신도 수천 명만이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필요한 의료 서비스, 특히 백신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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