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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도 못하고 택배·배달도 아닌' 중숙련 일자리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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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도 못하고 택배·배달도 아닌' 중숙련 일자리만 줄었다

입력
2021.12.27 20: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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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로나로 고용 양극화 심화"
중숙련 임금상승률도 크게 둔화
배달 등 저숙련 일자리 이례적 증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로에서 배달기사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로에서 배달기사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유행으로 숙련도에 따라 일자리 수가 달라지는 ‘일자리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화 확대로 반복 업무를 주로 하는 '중숙련' 일자리는 감소한 반면, 대체가 힘든 고숙련 일자리와 택배·배달 등 단순 저숙련 일자리는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27일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고용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감염병 리스크 해소, 노동비용 절감을 위한 자동화, 비대면 생활방식 지속으로 향후에도 중숙련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자리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사무·판매·조립 등 중숙련 일자리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 4분기보다 1.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업 등 고숙련 일자리는 0.5%, 저숙련 일자리는 3.9% 증가했다. 중숙련 일자리가 산업 전반에 걸쳐 줄어들고, 고숙련 일자리는 증가하는 일자리 양극화 현상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 심화된 것이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차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가 여의치 않다는 점도 중숙련 일자리 취업자 수가 감소한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재택근무로 업무를 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재택가능 지수’는 중숙련 일자리가 0.22로 고숙련 일자리(0.62)보다 크게 낮았다.

기업 수요가 줄면서 임금상승률도 중숙련 일자리에서 가장 크게 둔화했다. 중숙련 일자리의 2020~2021년 평균 임금상승률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연평균(2017~2019년)보다 4.3% 감소했다. 저숙련 일자리(-3.5%)는 물론, 고숙련 일자리(-2.3%)보다도 임금 감소폭이 컸다.

저숙련 일자리가 증가한 것에 대해 보고서는 “경기 침체기에 저숙련 일자리가 늘어난 건 이례적”이라며 “비대면 생활방식 확대로 택배원, 배달원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향후에도 노동시장 조정 속도가 가속화할 수 있는 만큼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차장은 “유연근무제 확산, 플랫폼 노동자 증가, 자동화 확대 등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근로조건 변화는 노동수요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노동시장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도록 직업훈련 강화,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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