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 회원 코자총, 이틀간 간판 소등시위 진행
저녁장사 지장에 참여 저조… "다음은 휴업 시위"
"정부가 손실 보상을 해줄 기미도 안 보이고 지원금도 찔끔 주니, 답답해서 뭐라도 하고 싶은 심정으로 간판 불을 끄고 저녁장사를 시작했어요."(서울 서초구 소재 호프집 운영 박모씨)
"하루 10만 원이든 20만 원이든 팔아야 먹고살아요. 자영업자만 손해 보는 시위를 어떻게 참여하겠어요."(경기 포천시 고깃집 운영 정원희씨)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이 주도하는 전국 자영업자 '소등 시위' 첫날인 27일, 시위 동참 여부는 확연히 엇갈렸다. 마침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지급 첫날이었던 이날 일부 업소는 '정부의 100% 손실 보상' 등 주최 측 요구에 공감을 표하며 오후 5~9시에 진행된 간판 불 끄기 시위에 동참했다. 반면 적잖은 자영업자들은 "지금의 매출 타격도 견디기 어려운데 저녁 영업시간 소등은 쉽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역 일대 식당가는 간판 불을 끈 식당이 드물었다. 식당과 술집 20곳가량이 즐비한 먹자골목에서 시위에 동참한 식당은 김밥집과 호프집 2곳뿐이었다.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오늘 소등 시위가 있다는 소식을 들어 오후 5시에 맞춰 간판만 불을 껐다"며 "주변 자영업자들은 참여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 골목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김모(61)씨는 "정부 정책을 보면 시위에 참여하는 게 맞고, 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면서도 "간판을 끄면 손님들이 오지 않고 인건비만 나가니 그 손해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코자총은 28일까지 이틀간 소등 시위를 계획하고 자영업자 회원 120만 명에게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단체는 이날 시위에 앞서 회원들에게 "정부를 상대로 100% 손실보상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외식업권 수호를 위해 적극 참여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코자총은 이번 시위를 시작으로 대정부 투쟁을 점차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민상헌 코자총 공동대표는 "1단계 소등 시위, 2단계 휴업 시위, 3단계 방역 불복 시위로 단계를 높여가는 방식도 고려 중"이라며 "우선 다음 달 4일에 모여 휴업 시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 외식업중앙회 홍보국장은 "이번 소등 시위는 정부에 대한 경고로 보면 된다"며 "다음 단계인 휴업에 이르러서도 정부의 변화가 없다면 방역지침에 맞서 24시간 영업 등 불복 시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영업시간 제한을 받거나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320만 명에게 방역지원금을 100만 원씩 지급하기 시작했다. 자영업자들은 그간의 손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정원희씨는 "100만 원은 코로나 이전 하루치 순이익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영업 제한을 풀어서 손님들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거나 차라리 대출을 해달라"고 성토했다. 서울에서 23년째 우동집을 운영하고 있는 윤주영(48)씨도 "아쉬운 입장이니 받고 보지만, 월세도 안 되는 금액으로 뭘 하겠냐"며 "오히려 대출 상환 유예나 세금 감면이 더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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