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
1월 중순부터 처방되지만…
식약처 "오미크론 효능 확인 안 돼"
우리 정부도 미국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긴급승인했다. 먹는 치료제는 100만 명분 선구매 계약을 추진 중이며, 이르면 내년 1월 중순부터 들어온다. 간단히 그냥 먹으면 되는데다, 효능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신종플루 사태 때 타미플루처럼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확산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까지 대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앞서 지난 23일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이날 현재까지 선구매 계약을 통해 확보한 물량은 모두 60만4,000명분이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36만2,000명분, 머크(MSD)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이다. 40만 명분에 대한 추가 구매도 추진 중이며, 내년 1월 초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팍스로비드에 대해 식약처는 지난 11월 사전 검토를 시작했고, 질병관리청은 지난 22일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했다. 몰누피라비르 또한 미 FDA가 승인했고, 우리나라도 심사 중이다.
"팍스로비드 복용자, 입원·사망 환자 비율 88% 감소"
팍스로비드는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이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신속하게 먹어야 하는 치료제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재택치료자나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중심으로 투여될 것으로 보인다. 위중증으로 가는 확률을 줄여 의료체계에 대한 부담을 낮추려는 목적이다. 성인은 물론, 12세 이상 체중 40㎏ 이상의 소아 환자도 먹을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선 백신 외에 다른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된 셈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할 경우 확진자 증가로 위중증 환자가 다시 늘 수밖에 없는데, 먹는 치료제가 이를 막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최재욱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 고위험군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며 "다양한 변이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국내 우세종인 델타 변이 에 대한 효능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이 약을 복용한 경우 입원·사망 환자 비율이 88% 감소했다"고 말했다.
초도 물량은 함구… 몰누피라비르는 검토 중
그러나 오미크론에 대한 효능은 입증된 게 없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말 이후 오미크론 확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 먹는 치료제가 오미크론을 막아 낼 수 있을지 진짜 시험대에 서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김 처장은 "오미크론에 대해선 시험을 통해 확인된 바가 아직 없다"면서도 "팍스로비드가 단백질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라 변이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초도 물량이 얼마나 들어올지도 관건이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초도 물량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방대본 관계자는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란 답만 되풀이했다. 여기에 정부가 먼저 구매하려고 했던 몰누피라비르는 언제 도입될지 알 수 없다. 식약처는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효과는 아직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았다. 방대본은 12월 넷째 주 전국과 수도권의 코로나19 위험도를 '매우 높음' 단계로 유지했다. 다만 비수도권의 경우 '높음'으로 한 단계 내렸다. 주간 감염재생산지수가 0.98로 1 미만으로 마침내 떨어졌으나 8주 만의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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