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변이에 강한 것 맞지만 위중증 낮추는 효과
머크사 먹는 치료제 승인은 추가 확인절차 남아
정부가 국내 처음으로 화이자사의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면서 이르면 다음 달 중순 국내에 공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생활치료센터와 가정에서 재택치료 중인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에 부분적으로 투여될 예정이라 당장 코로나19 유행을 전환할 '게임 체인저'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상 결과가 현장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면 위중증을 막는 데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게임 체인저가 될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선 팍스로비드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능력에 대해서는 "상당히 기대를 해볼 만하지 않느냐,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붙는 돌기, 즉 스파이크를 차단하는 백신과 달리 먹는 치료제는 애초 바이러스 활동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 자체를 막는 방식으로 개발됐고, 실제 임상실험에서도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김 처장은 "오미크론에 대해서 아직은 시험 결과를 진행 중이라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델타에 대한 효과 등등을 고려해 보면 그래도 상당히 기대를 해볼 만하지 않느냐,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게임 체인저가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이유는 코로나19의 강한 확산세다. 김 처장은 "약 개발 이후의 새 변이, 확진자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약이 충분히 공급되고 사용될 수 있을 시기까지 우리가 견뎌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장 약이 공급된다고 해서 게임이 확 바뀔 거다 말씀 드리는 게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우선 정부가 (팍스로비드)전체를 구매를 해 필요한 환자분들에게 복용하실 수 있도록 제공해 드릴 예정"이라며 "일반 약국에서 전문의약품 처방해서 사드시듯이 그렇게 드시기는 어려울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령이나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경증·중등증의 성인과 청소년(만 12살 이상, 체중 40Kg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할 예정이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 역시 도입 초반 정부가 선구매 후 확진자에게만 선별적으로 나눠주다가, 이후 검사 없이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구매할 수 있었다. 팍스로비드 역시 물량이 풀리면 가능하냐는 질문에 김 처장은 "이번 치료제의 경우 모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나 약효를 검증한 약이 아니다"라며 "확진된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입원치료나 자칫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이 위중증한 상태로 가지 않도록 하는 효과를 목표로 만들어진 약"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확진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처장은 "다만 무증상이라 하더라도 연령이라든지 비만이나 위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의료진이 판단을 하면 그분은 복용을 하시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7일 미국 머크앤드컴퍼니(MSD)사의 몰누피라비르, 이달 22일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치료제 2개 제품에 대해 차례로 식약처에 긴급 사용승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몰누피라비르는 효과성 부분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 있어서 제조회사 측에 질문을 던져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먹는 방식으로 치료제가 사용되면 전략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무기 하나가 더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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