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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허버' 금지어로 정한 '요기요'에 때아닌 탈퇴 인증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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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허버' 금지어로 정한 '요기요'에 때아닌 탈퇴 인증 줄이어

입력
2021.12.30 15:00
수정
2021.12.31 12:44
0 0

남성혐오 표현 논란 중심에 있던 '허버허버'
'요기요'에서 금지 단어로 설정해 논란
대처와 단어 의미 두고 누리꾼 반응 엇갈려
요기요 "강제 징용 피해자 비하" 설명에 의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가 '허버허버'를 금지 단어로 설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가 '허버허버'를 금지 단어로 설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가 배달 리뷰에 '허버허버'를 금지어로 설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단어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요기요 측은 관련 문의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를 비하하는 의미라는 이유를 들었다. 누리꾼들은 '허버허버'의 의미를 둘러싼 갑론을박을 벌이는 한편, 여초(여성 사용자가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요기요 탈퇴를 인증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허버허버는 강제징용 피해자 비하 의미" 금지어 설정한 요기요

한 트위터 유저가 올린 '허버허버' 금지어 관련 요기요 문의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트위터 유저가 올린 '허버허버' 금지어 관련 요기요 문의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28일 오전 한 트위터 유저는 허버허버라는 단어 때문에 요기요에서 리뷰 등록이 안 됐다며 고객센터 상담원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상담 중 허버허버가 금지어로 설정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요기요 측은 "(해당 단어는) 남성이 밥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나타내어 일제강점기의 징용 피해자를 떠올리게 하는 비하 표현으로 주장되는 것들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단어들은 자동 (금지어) 설정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작성자가 "도대체 누가 그런 의미로 사용하냐"고 되묻자 "저도 고객님 덕분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며 "그런 의미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논란이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또한 "포털 사이트 검색을 해봐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게시물이 올라온 지 만 하루가 지난 29일 오후 4시 기준 '허버허버'는 여전히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 있는 등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게시물이 올라온 지 만 하루가 지난 29일 오후 4시 기준 '허버허버'는 여전히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 있는 등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해당 글 작성자는 요기요 고객센터에 문의해서 "'일부'가 부들거리는 X노답 의미를 알아버렸다"며 "잘가라 요기요"라며 당황스러운 심정을 전했다. 해당 게시물은 29일 오후 4시 기준 20만 회가량 공유되며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허버허버'가 오르기도 했다.

게시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고, 이에 대해 댓글이 1,200개가 넘게 달리는 등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OTT서비스 플랫폼인 티빙도 '허버허버'를 금지 단어로 설정했다는 사실 또한 함께 알려지며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다시 불붙은 논란...'허버허버' 무슨 뜻?

공중파의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위)과 '나혼자산다'(아래)에서 자막으로 '허버허버'가 사용된 장면. KBS, MBC 제공

공중파의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위)과 '나혼자산다'(아래)에서 자막으로 '허버허버'가 사용된 장면. KBS, MBC 제공

문제가 된 '허버허버'라는 단어는 무언가를 급하게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표현한 인터넷 신조어이다. 정확한 어원을 둘러싸고 전라도 사투리 '허벌나게'와 유사하다는 주장과 포털 영어사전에 등재된 'hubba-hubba'에서 차용되었다는 주장 등이 분분하다.

이 표현은 2018년 한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이 올린 글이 계기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글 작성자가 "남자 친구가 입을 메기같이 벌리고 허버허버 먹는다"고 쓴 것이 다른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고 온라인에서 유행어로 빠르게 퍼졌던 것이다. 이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으로까지 나오며 대중적으로 사용됐다.

올해 초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허버허버'가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당시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허버허버'는 남자에게만 쓴다"면서 유독 남성에게만 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지적했다.


'허버허버' 논란으로 판매가 중단된 이모티콘. 카카오톡 이모티콘숍 갈무리

'허버허버' 논란으로 판매가 중단된 이모티콘. 카카오톡 이모티콘숍 갈무리


이에 '허버허버' 표현을 사용한 웹툰이나 유튜버 등에게 무차별적 비난과 악성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는 웹툰 중간 '허버허버'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남성혐오 웹툰으로 찍혀 댓글 테러를 당했다. 또한 '허버허버' 단어를 사용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항의에 급작스럽게 판매가 종료되기도 했다.



‘허버허버' 의미 둘러싼 논쟁 재점화...불매 움직임까지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요기요 탈퇴를 인증하며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탈퇴 사유에 해당 논란을 언급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요기요 탈퇴를 인증하며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탈퇴 사유에 해당 논란을 언급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요기요의 금지어 지정을 둘러싸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확연히 갈리고 있다.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금지어를 설정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익명게시판에서 "김치녀, 된장녀는 전 국민이 다 아는 여성혐오 단어인데 단지 논란되는 단어는 얼토당토 않은 뜻 갖다 붙여서 사용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요기요 배달 리뷰창에서는 김치녀, 된장녀, 니엄마 등 혐오표현들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억지논란으로 문제없는 단어를 오염시키는 데 그걸 왜 받아주냐"며 요기요를 비판했다.

이러한 반발은 여초 커뮤니티 내 불매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요기요 애플리케이션의 회원을 탈퇴한 인증 캡처를 댓글로 달며 "요기요 다신 절대 안 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탈퇴 사유에 '허버허버' 금지어 설정을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된장녀와 같은 혐오표현에 대해선 아무런 제재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된장녀와 같은 혐오표현에 대해선 아무런 제재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요기요의 대처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란을 피해가려는 단호한 대처를 칭찬하며 "오늘부로 요기요패스 무조건 가입하고 요기요만 쓴다"(퀸*)는 반응이다. '허버허버'의 의미에 대해서 본래 의미보다도 쓰이는 맥락과 사용자를 문제 삼았다. 남초 누리꾼들은 "원래 문제없는 단어였어도 니들이 쓰면 이제 문제가 되는 거임"(ㅇO0ㅇ****), "뜻이야 어찌됐건 상관없고 불편하니까 쓰지 말라고"(물만***)라는 댓글을 달았다.

반면 허버허버라는 단어가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를 떠올리게 하는 비하 표현이라는 요기요의 설명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억지 논란 만들기에 강제징용 피해자분들을 이용하는 건 대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BTS 방****) 등 없는 논란을 날조하기 위해 아픈 역사까지 끌어들인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솔직히 징용피해자 비하 표현인 것도 말도 안 되긴 한다"(개가***), "근데 허버허버가 일제강점기까지 나오는 건 첨보네ㅋㅋ 그런 뜻이 있었나?"(마라돈***) 등의 의문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요기요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단어 차단에 대한 특정 기준이나 가이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제한단어 기준은 기본적으로 리뷰 신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단어에 한해 차단한다는 것이 요기요 측 설명이다. 또한 논란이 된 상담 내용 속 '허버허버' 의미에 대한 설명은 "고객 서비스 협력업체의 착오로 오안내가 있었다"며 "본의 아니게 불편을 드리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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