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 당뇨병, 연속혈당측정기ㆍ인슐린펌프로 혈당 조절 개선 효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제1형 당뇨병 환자 752명 10년간 분석 결과

국내 5,000명 정도로 추산되는 제1형 당뇨병 환자가 연속 혈당 측정기와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면 혈당 조절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1형 당뇨병 환자는 태어날 때부터 췌장(이자)에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한다. 이 때문에 제1형 당뇨병 환자는 평생 혈당을 매일 여러 차례 측정하면서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인슐린 주사 공포와 불편한 주사 투여법으로 인해 혈당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당뇨 합병증에 시달리는 환자가 적지 않았다.

이에 최근 피를 뽑지 않고 실시간 혈당을 연속적으로 측정하는 ‘연속 혈당 측정기’와 미세한 주사침을 피하지방에 꽂아 인슐린을 자동으로 투여하는 ‘인슐린 펌프’ 등이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러한 최신 관리 기기로 인해 지난 10년간 국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ㆍ최근 3개월간의 평균 혈당치) 수치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10년간 국내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관리법과 혈당 조절 정도 추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2010~2019년 국내 7개 대학병원에서 추적 관찰하던 소아청소년 제1형 당뇨병 환자 75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연구 기간 평균 당화혈색소는 8.56%에서 8.01%로 감소했다.

김 교수는 “당화혈색소 감소 현상은 남성과 어린이,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환자에게서 두드러졌다”며 “또한 최신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환자는 당화혈색소 조절이 수월했고 당뇨 합병증을 경험할 확률도 낮았다”고 했다.

인슐린 다회 주사 요법과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가 과거 방식대로 인슐린 주사를 맞은 환자보다 당화혈색소가 낮았다.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경우 급성 당뇨 합병증인 ‘당뇨병 케톤산증’이 덜 발생했고, 인슐린 펌프를 이용하는 경우 심한 저혈당이 적게 나타났다.

한편 전반적으로 최신 당뇨병 관리기기를 사용하는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였다.

연속 혈당 측정기 사용은 10년간 1.4%에서 39.3%로, 인슐린 다회 주사 요법은 63.9%에서 77%로, 인슐린펌프는 2.1%에서 14%로 늘었다.

반면 고식적(姑息的) 인슐린 치료법 사용은 같은 기간 33.9%에서 9%로 감소했다.

김재현 교수는 “연속 혈당 측정기 및 인슐린 펌프 사용이 최근 10년간 각각 7배와 30배로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외국과 비교했을 때는 아직 적게 사용하는 편”이라며 “의료기기 활용을 위한 환자 대상 교육 등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