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원빈씨를 본 적이 없어.
MBC '놀면 뭐하니?'에서 방송인 유재석이 했던 말이다. 그룹 핑클 출신 이효리와 가수 겸 배우 비 역시 원빈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효리는 "원빈씨를 본 사람이 흔치 않을 듯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방송 후 세 사람의 말이 '원빈 CG설'의 근거라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처럼 나돌 정도였다. 대체 언제쯤 원빈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있는 걸까.
원빈은 영화 '아저씨'에 출연한 후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저씨'가 2010년 8월 개봉한 영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연기 공백기는 무려 11년이다. 이 작품을 본 많은 이들이 원빈의 연기력과 비주얼에 반해 차기작을 오랜 시간 기다려왔지만 그는 연기 활동을 아직 재개하지 않았다.
다만 여러 편의 광고를 통해서는 원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고계의 끊임없는 러브콜 속에 그는 다양한 제품의 모델로 활약했다. 원빈의 변함없는 훈훈한 비주얼과 카리스마에 많은 팬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지만, 몇몇 네티즌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원빈은 광고만 찍는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원빈이 모델로만 활약하기로 마음을 굳힌 건 아니다. 소속사 이든나인 측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배우 활동 복귀와 관련해 "지금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이 결정되면 알려드리겠다"고 열려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나영 역시 2018년 인터뷰를 통해 원빈의 복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원빈씨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듯하다. 전작도 있고 하니까. 그런 시나리오들이 그동안은 많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본의 아니게 늦어졌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아마 곧 나올 거다"라고 말했다.
이영애·고소영, 10년 공백기 깬 스타들
원빈에 앞서 오랜 공백기를 깬 배우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은 이영애다. 이영애는 10년 넘는 공백기를 가진 후 2017년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이후 영화 '나를 찾아줘', JTBC 드라마 '구경이' 등을 통해 대중을 만났다. 이영애가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이유에 대해서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을 통해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20~30대에 나름대로 후회 없이 열심히 했다. 더 욕심을 내면 벌받겠다 싶었다. 가정에 충실하게 지냈더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고 말했다.
배우 고소영도 2017년 KBS2 드라마 '완벽한 아내'로 약 10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했다.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복귀가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시기를 계속 미루면 다시 연기하기 어려울 듯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재복이에게 나와 비슷한 면을 많이 봤다. 재복이 캐릭터나 감정에 조금 더 현실적으로 몰입할 수 있을 듯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영애 고소영에게는 10년가량의 공백기가 있었다는 사실 외에도 몇 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치열한 20대를 보냈고, 이후 잠시 카메라를 떠나 누군가의 아내이자 어머니로 소소한 일상을 즐겼다. 그리고 이때의 경험을 연기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대중은 이들의 새로운 모습에 신선함을 느꼈다.
원빈도 영화 '아저씨' 외에도 '킬러들의 수다'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 형' '마더' 등의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이영애 고소영처럼 젊은 시절을 바쁘게 살아갔다. 작품 활동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있는 만큼 언젠가 그가 이들과 같이 새로운 색깔의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원빈의 복귀가 하루빨리 현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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