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 안철수 '단일화 함구'
심상정, 토론회 통해 돌파구 모색
연말연시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여야 대선후보들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상승세를 확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일부 조사에서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에 반색하면서도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컨벤션 효과를 까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면서 국면 전환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0% 전후 지지율을 기록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비호감' 양당 후보를 대체할 후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잘해서 올라간 게 아니다"... 낙관 경계
이 후보 측은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긍정 평가했다. 특히 정권심판론에 가려 있던 이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이는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이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며 표정을 관리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의힘 선대위 내홍과 윤 후보의 잇단 실언 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다"며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땐 역전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판세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가 1일 "저희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국민들 기대에 못 미치는 말씀과 태도 때문에 떨어진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인 이유다. 어렵게 탄 상승세를 놓칠세라 유권자에게 오만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겸손한 자세로 실수를 최소화하고, 국민 체감도 높은 공약으로 대세론을 굳힐 것"이라고 했다.
당혹스러운 윤석열 측 "정권교체 여론은 여전"
국민의힘의 심기는 복잡하다. 지난해 11월 윤 후보 선출 직후 이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던 때와 비교하면 2개월 만에 열세로 뒤집혔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전국단위 선거에선 연초 여론조사가 실제 결과로 이어진다는 속설이 있다"며 우려했다.
윤 후보는 일단 '낮은 자세'를 보였다. 배우자 의혹, 잇단 실언에 억울함부터 내비쳤던 그가 새해 첫날 선대위 회의에서 구두를 벗고 큰절을 올리며 변화를 약속한 것이다.
반등의 열쇠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쥐었다. 그는 2일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면서도 "내가 모든 것을 관리하겠다. (윤 후보의) 메시지나 연설문이나 전부 다"라고 말했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의 노련함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신년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재창출 여론보다 여전히 앞선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당 관계자는 "정권교체 여론은 결국 이 후보를 찍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변수는 여전히 이 후보가 아닌 윤 후보"라고 말했다.
안철수 측 "이달 내 안정적 3강 체제로"
안 후보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 속 양강 후보에 실망한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일 "안 후보는 처음부터 네거티브는 지양하고 미래비전, 정책만 강조했다"며 "이달 중 안정적인 3강 체제에 올라 선 뒤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단일화 관측'은 일축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양당 후보들의 도덕적인 문제, 국정운영 능력 문제 등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며 "이런 분들께 제가 도덕성이나 능력 면에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1월 내내 말씀을 드리려 한다"고 했다. 확실한 두 자릿수대 지지율로 올라서 윤 후보를 대신할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단일화 이전 몸값을 최대한 키우려는 포석이다.
반등 없는 심상정 측 "토론에 기대"
심상정 정의당 후보 측은 정체된 지지율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핵심 타깃인 2030세대 지지율에 주목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TV토론이 시작되면 심 후보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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