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강용석 등 '부정선거 음모론'
김민전 감싸며 이준석·하태경·김종인 등 향해 공세
국민의힘의 전신 미래통합당이 참패했던 2020년 4·15 총선을 '부정선거'라며 투표 조작, 중국 개입설 등 음모론을 주장해 온 극우 인사들이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대표의 갈등 상황을 비집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2020년 총선 재검표" 주장을 꺼낸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이 언론의 주목을 받자, 이를 옹호하며 이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등을 조준하고 나섰다.
민경욱 전 의원은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김민전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출연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를 공유하고 "부정선거 얘기가 KBS 라디오에서 나왔다"며 높이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 인터뷰에서 4·15 총선의 재검표를 주장했다. "부정선거였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방어 논리를 내놓으면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면 제대로 점검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라면서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무슨 부정선거충이니 이렇게 막 해서 말을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이상하다'며 근거로 제시한 내용은 대부분 '보수 유튜브'에서 나온 음모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을 출연시킨 바 있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진행자 강용석 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과 하태경이 부정선거를 부정하는 이유를 다들 아시지 않나"라면서 "이준석은 이미 끝났고 하태경은 곧 끝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대표가 김민전 위원장의 지난달 29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내놓은 '남녀 갈등' 발언과 함께 부정선거 주장을 문제 삼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김민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반대했으며 "기어코 이 와중에 부정선거까지 장착하려는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는 음모론은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보수 진영 인플루언서를 주축으로 제기됐으며, 이후로도 민 전 의원 등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 왔다. 법원은 총선에서 낙선한 민 전 의원의 요구에 따라 진행된 인천 연수을 총선 투표지 재검표 결과 조작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가운데서는 총선 당시 당대표로 활동했던 황교안 전 대표가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으며, 8명이 경쟁하는 2라운드까지 진출했다가 탈락했다. 이 결과에 민 전 의원 등은 국민의힘 경선도 조작된 결과라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미국 극우파의 영향을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낙선한 2020년 미국 대선도 조작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주요 표적에는 이 대표와 하 의원 외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포함된다. 모두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정한 현 국민의힘 인사들이다. 김 위원장은 과거 2020년 총선이 마무리된 후 미래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별로 신빙성을 두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얘기할 게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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