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의 수습 "윤석열 심기 불편해 김종인과 결별? 당내 분란·싸움 없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
"심기 문제로 보이면 尹 평가절하하는 것"
"尹 정치 입문 6개월...특별히 계파·지분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쇄신안을 발표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일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는 등 선대위 전면 쇄신안을 발표한 가운데 김 위원장을 배제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윤 후보 동의 없이 선대위 해체를 발표하는 등 '윤석열 패싱' 논란을 불러 윤 후보의 불만이 커졌고, 결국 두 사람이 결별 수순을 밟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인 김은혜 선대위 공보단장은 "그건(윤 후보가 크게 화를 냈다는 보도)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당내 분란이나 싸움은 없다"고 국민의힘 내홍 분위기를 애써 일축했다.

김 단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것을 심기 문제로 치환한다면 그 자체가 윤 후보를 평가절하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의 분석과 관련해 제가 설명을 드린다면, (선대위 지도부 핵심인) '6본부장 일괄사퇴'라든가 선대위 개편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있었던 상황"이라며 "김 위원장의 충정으로 선대위 회의 직후에 해체 수준의 개편방안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윤 후보와 김 위원장 관련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김종인(왼쪽)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전면 개편으로 인한 해촉 수순에 대해 "뜻이 안 맞으면 서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며 자진 사퇴 뜻을 밝혔다. 국회사진취재단

그러면서 "지금 국민들이 '(윤 후보가) 심기 문제로 불편하다'라는 말이 나오면, 저희가 국민들한테 죄송한 일"이라며 "우리 당 안에서는 윤 후보가 정치에 입문한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계파라거나 서로의 지분이란 게 있을 수가 없다"며 당내 혼선 문제를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민주당에서 과거에 지난 5년간 정권을 함께 공유하셨던 분들이 갖고 있는 그런 정도의 분란과 싸움은 저희에게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윤 후보가 앞으로 일로매진할 수 있게 리더십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지율,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해야..."

지난해 10월 국민의힘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 특검을 관철하기 위한 '천막 투쟁'을 시작한 가운데 대장동이 지역구인 김은혜 의원이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또한 김 단장은 '오늘 선대위 개편에 들어가면 지지율이 금방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라는 질문에 "지지율은 국민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국민 분들이 정해주신 그 길로 매일매일 저희가 겸허하게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지 않으면 절대 국민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은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보였다.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의 선대위 해체를 전격 발표한 것을 두고 불만을 드러냈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윤 후보와 상의 없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발표해 '윤석열 패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한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의 "후보가 연기만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발언도 탐탁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은 이를 인정하기도 했다. 김용남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전날 TBS라디오에서 김 위원장의 선대위 전면 개편 발표가 '쿠데타'가 아니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을 정도다. 김 특보는 "미리 상의 없이 김 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일단 사퇴시키는 방향으로 공개적으로 발표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