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탈모약 공약 바람에 '복제약 반값'으로 승부수
제약업계는 "약값 조정은 건보 급여 될 때"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탈모약 국민건강보험 적용 검토'가 각광받으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탈모약 지원 공약을 내놓았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감안해 급여 항목에 포함하는 게 아니라 카피약 값을 '반값'으로 인하시킨다는 제안이다.
안 후보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탈모약값 반값으로 줄이겠습니다'며 이런 내용의 포스터를 게재했다. '의사 안철수', '과학자 안철수', '국고를 지키는 안철수'를 부제목으로 한 포스터는 총 4장으로 구성됐다. ①건강보험 재정을 손대지 않고 ②탈모 복제약값을 지금의 반값으로 책정해 탈모인들의 부담을 줄이고 ③탈모 보건산업 연구개발을 지원해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제를 구입하게 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안 후보는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탈모약 건보 적용 공약 검토에 대해 "표를 찾아다니는 데는 재능이 있어 보이지만, 국정을 책임지려는 입장에서는 해결 방법이 건보 적용밖에 없냐"며 맹비난했다. "이제 탈모에 대해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도 "건보 적용만이 해답이 아니다"고도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 급여 항목 확대가 맞물려 2024년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안 후보는 탈모 복제약 가격을 낮추고 탈모 보건산업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확대해 탈모약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6일 약값 인하 규모를 구체적으로 '반값'으로 명시했다. 탈모약 프로페시아(오리지널약) 1정당 1,800~2,000원 선인데 반해 복제약인 모나드는 1정당 1,500원 수준이다. 안 후보는 이를 600~800원대로 떨어뜨려 건보 적용 없이도 '탈모약 반값'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제약회사들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프로페시아의 복제약을 생산하는 제약회사 관계자는 "정부와 제약사가 약값을 협상하는 건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될 때"라면서 "(안 후보의) 발상이 잘못된 것 같다. '라면값 내려라'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신약(오리지널약)과 동일한 성분과 효과를 보이는 복제약에 대해 오리지널약 가격의 53.55%(건강보험 기준, 생물의약품은 70%)로 약값을 책정한다. 오리지널약이 거의 없는 국내 제약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이지만,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드는 오리지널약에 비해 훨씬 저렴해야 할 복제약 판매 가격을 정부가 높여 건보재정을 악화하고 소비자 부담을 늘려왔다고 비판받아 왔다. 반면 해외에서는 정부가 복제약 가격을 따로 통제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율 경쟁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의 최대 10%까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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