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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오는데 ... "더는 못한다" 보건소 거부에 재택치료 확대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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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오는데 ... "더는 못한다" 보건소 거부에 재택치료 확대 '지지부진'

입력
2022.01.07 1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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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서울모델' 만든다더니
고작 5개구 시범 사업으로 시작
'행정 과부하' 우려에 보건소 난색

지난달 3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자 폭증에 대비해 동네 의원에서도 코로나19 진료를 보는 '의원급 재택치료' 방안이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서울시와 서울시의사회가 '서울 모델'을 만들어 전국에 확대하려고 했지만, 보건소들이 난색을 표해 시작조차 못했다. 과중한 업무부담 때문이다보니 재택치료 안정화를 약속한 보건복지부도 딱히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선 '최근 확진자가 줄어 긴장이 풀어진 것 아니냐'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제도를 빠르게 안착시켜야 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진자 1만 명' 시기에 대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7일 서울시의사회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5개 구(구로·노원·동대문·중랑·서초구)가 의원급 재택치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보건소와의 협의가 난항을 겪자 일단 소규모로라도 시작하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주 구의사회와 해당 보건소 간 업무 조정을 마치는 구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각 구마다 10~20개 의원급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기관당 1, 2명 정도로 시작해 문제점을 찾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 지침 두 번 내려도 보건소는 요지부동

4일 오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4일 오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 의원급 재택치료는 애초 지난달 20일쯤 시작하려고 했다. 시청도 이에 맞춰 지난달 중순쯤 각 구청과 보건소에 지침을 내렸지만, 보건소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시의사회는 이달 초로 미뤘고, 시청은 두 번째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보건소는 요지부동이었다. 시의사회는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작게라도 시작하기로 했다.

보건소가 의원급 재택치료에 소극적인 건 '업무 과부하'에 대한 우려에서다. 치료 의료기관이 늘어나면 행정 처리도 덩달아 많아진다. 환자 배치, 증상 모니터링, 치료기관 관리, 회계 업무 등의 업무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대체로 구당 재택치료 담당 의료기관은 2~3곳인데, 의원급으로 확대되면 관리 기관이 50곳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인력난에다 보건소 직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도 작용했다. A구는 "기존 담당 병원이 두 곳 있어 재택치료를 감당할 수 있다"며 "동네 병원을 추가로 지정할 생각은 없다"고 딱 잘랐다. 누가 총대를 메나, 눈치 작전도 있다. B구는 "재택치료를 확대하는 의도도 좋고 취지에도 공감하지만, 지금 일선에선 급한 불 끄는 게 더 문제"라며 "선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의료계 "이미 늦었다…7,000명대 소동 잊었나"

김부겸(왼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팀 상황실에서 송관영(오른쪽) 원장에게 코로나19 실시간 현황과 재택치료센터 운영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있다. 뉴스1

김부겸(왼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팀 상황실에서 송관영(오른쪽) 원장에게 코로나19 실시간 현황과 재택치료센터 운영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의료계는 초반 시행착오를 겪을 것을 고려하면 지금도 늦었다고 반박한다. 오미크론 확산세에 대응하려면 1월 말까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달 말이나 2월 초 확진자가 1만4,000명까지 오를 수 있는데, 그때 시작하면 너무 늦다는 판단이다. 시의사회 관계자는 "확진자 수가 줄었다고 안심하지 말고 이때 준비해야 한다"며 "(확진자 7,000명대 때)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시의사회는 보건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구의사회가 행정 업무 일부를 맡기로 했다.

일각에선 복지부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복지부는 새해 업무보고 때 '안심할 수 있는 재택치료'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의원급 의료기관 참여를 거론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재택치료 개선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시작한 순간 안착하지 못하면 흐지부지될 수 있어 복지부의 빠른 행정 처리가 중요하다"면서 "의원급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게 소통에 더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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