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두바이유 배럴당 80달러 눈앞
새해 벽두부터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이다. 치료제 공급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 기대감에,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 내 반정부 시위 여파까지 겹치면서 상승세만 이어가고 있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 등에 따르면 최근 배럴당 80달러를 넘긴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두바이유까지 8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WTI 가격은 이날 장 중 배럴당 80달러를 넘기는 등 전장보다 1.61달러(2.07%) 급등한 79.46달러로 마감했다. 이틀 전 배럴당 80달러를 넘긴 브렌트유는 81.99달러로 마감했다. 두바이유도 전날보다 78.83달러로 80달러 선까지 넘보고 있다.
최근 보름 사이 14% 뛴 국제유가
새해 첫 거래일인 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오른 점도 눈에 띄지만, 유가 추이를 약 보름 전인 지난달 20일부터 살펴보면 급등세가 확연하다. 브렌트유와 WTI, 두바이유 모두 70달러 안팎에서 거래된 유가는 최근까지 14% 이상 오르면서 지난해 최고점을 찍었던 10월 말 가격을 향해 달리고 있다. 당시 브렌트유는 86.40달러, WTI 84.65 달러(이상 10월 26일), 두바이유는 84.37달러(10월 25일)로 최고점을 찍었다.
업계에선 최근의 유가 상승세는 전문가들의 올해 전망보다도 가파르다는 평가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지난해 말 온라인으로 열린 ‘2021 석유 콘퍼런스’에서 “내년 연평균 국제 유가는 배럴당 72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며 “산유국 감산 등 ‘고유가 시나리오’가 펼쳐질 땐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연초 유가 상승세를 견인 중인 요인도 다양하다. 일단 석유수출국기구(OPEC)부터 올해 하루 평균 원유 수요는 1억79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는 1만 배럴을 밑돈 지난해와 재작년보다도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고, 향후 코로나19 치료제 공급이 늘어날 경우 이동 수요도 폭발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나타난 연료 가격 급등과 관련해 터진 시민들의 불만이 대정부 시위로 격화된 부분도 유가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다.
연말까지 에너지 요금 줄줄이 인상
오름세인 국제유가 흐름을 감안하면 약 2~3주 이후 반영될 국내 기름값의 상승도 정해진 수순처럼 보인다. 실제 지난해 11월 12일 유류세 인하 효과를 본 이후 줄곧 하향세만 보였던 국내 기름값의 내림폭이 둔화되는 등 변화의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오른 국제유가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반영되는 이달 중순부터 오르기 시작, 설 명절을 앞둔 1월 말부터는 본격 상승 랠리로 이어질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과 맞물려 4월 말로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까지 풀리면 체감 유가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4월부터 10월까지 인상이 예고된 전기, 가스요금까지 고려하면 국민들의 에너지 사용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4월 말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나더라도 곧장 20% 인하분을 모두 원상복구시킬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유류세를 단계적으로 돌려 놓더라도 연말까지는 모두 반영돼 국민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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