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9,000여 명 조사 결과
유방 조직 밀도가 아주 높은 ‘치밀(緻密) 유방’을 가진 유방암 환자는 수술하지 않은 다른 쪽 유방에서 암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 여성은 치밀 유방이 70~80%나 돼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특히 유방암은 5년이 지나면 거의 재발하지 않는 다른 암과 달리 수술을 받은 뒤에도 재발ㆍ전이가 많이 되는 ‘고약한 암’이라 정기적인 추적 관찰 등 ‘2차 암 관리’가 중요하다.
문형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연구팀은 2000∼2018년 유방 보존술을 받은 유방암 여성 환자 9,011명의 유방 밀도와 암 재발률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유방 촬영술 검사에서 치밀 유방인 6,440명(71.5%)과 그렇지 않은 2,571명(28.5%)으로 나눈 뒤 유방암 재발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10년간 수술한 유방에서 암이 재발한 비율은 2.1%였지만, 나이를 보정하면 유방 치밀도와 수술한 유방의 암 재발은 연관이 없었다.
반면 다른 쪽 유방의 암 재발률은 10년 동안 3.1%였다. 특히 치밀 유방인 환자가 유방 조직 밀도가 낮은 환자보다 다른 쪽에서 암이 더 많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로는 50세 이상 환자에서는 유방 치밀도와 다른 쪽 유방의 암 재발 사이에 별다른 연관성이 없었지만, 50세 미만 환자군에서는 치밀 유방일 경우 다른 쪽에서 유방암이 재발할 위험이 1.96배였다.
지금껏 유방암 수술 후 유방 치밀도와 환자 상태에 관련해 실시된 연구 중에서 가장 대규모인데다 장기간 추적 관찰 후 분석한 결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문형곤 교수는 “치밀 유방인 젊은 유방암 환자는 수술한 유방이 아닌 다른 쪽 유방에서 암이 재발할 위험이 높은 만큼 수술 후 다른 쪽 유방도 정기검사를 통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학협회지 수술(JAMA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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