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실화탐사대' 출연해 고통 호소한 미용실 원장
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를 괴롭히는 걸까
어느 날 갑자기 '불륜녀' 루머에 휘말려 사회적 평판이 무너진 한 여자의 기막힌 사연이 공개됐다. 이 모든 건 '불륜녀'라고 그를 지목한 전단지로부터 비롯됐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는 미용실을 운영 중인 원남숙씨가 출연했다. 그는 자신을 불륜녀라고 비방하는 전단지 때문에 큰 피해를 입고 있었다. 처음 전단지가 붙은 건 지난해 10월 16일이었다. 상가 앞에 붙은 전단지를 발견한 원남숙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전단지가 붙고 한 달째 되던 날 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그는 "저녁에 자고 있는데 갑자기 SNS 메시지가 오는 거다. 보고 그냥 지나갔는데, 또 어떤 여자분이 연락이 오더라"며 "전단지를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제보였다"고 말했다. 전단지가 발견된 곳은 원남숙 씨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였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학교 앞에 도배가 되어있더라. 담에 다닥다닥 붙어있었다"고 했다.
원씨는 "차라리 내가 상간녀라면 소송을 하지 (왜 전단지를 붙이냐) 경찰도 '혹시 모르니까 그런 일 없냐'고 물었는데, 없다고 했다"면서 "내가 옷을 얌전히 입고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다. 미용사이기 때문에 옷이랑 내 스타일이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꾸미고 다녀서 그렇게 볼 수 있다"며 스스로를 탓하기까지 했다. 이에 '실화탐사대' MC들은 "멋을 알아야 하는 직업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CCTV 속 검은 옷 입은 여성의 정체는
앞서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이 일을 고백한 바 있다. "지난 3개월 정말 끔찍하게 힘들었다"고 밝힌 원씨는 자신의 얼굴 사진, 프로필과 함께 '더러운 상간녀 원남숙' 등의 글이 담긴 전단지가 붙었다고 알렸다. 10월 18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뒤 CCTV를 확보했다고도 설명했다. 공황장애 약도 먹고 마음을 다스리며 지내던 그는 또다시 전단지가 발견됐다는 제보를 받고 아들과 함께 38장의 전단지를 회수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CCTV 속 범인은 모자와 마스크, 장갑까지 착용한 채 자신을 꽁꽁 숨긴 모습이었다. 버스에서도 현금을 사용하는 등 치밀한 행보를 보였다. 원남숙씨는 "전혀 (누군지) 못 알아보겠다. 약간 옆면이라도 보면, 지인이면 알아보겠는데 정말 누군지 모르겠다"며 "어떻게 보면 내 신상을 다 알고 우리 애들까지도 다 아는데 저는 누군지 모르니까 그게 더 무섭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흥신소에서 얘기하는 게 딱 동종업계라고 하더라. 자기들도 그런 작업을 한다더라. 어디 식당이 있는데 너무 잘 돼서 '쥐가 나왔다' 소문을 내기도 한다고 했다. 그런데 웬만하면 한 번으로 끝난다더라"고 전했다.
갑작스레 걸려온 부동산의 전화
실제로 이상한 일도 있었다. 전단지 사건 2주 후에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던 것. 방송을 통해 공개된 녹취 파일에서는 부동산이라고 소개하며 "따로 (미용실) 양도 계획이 있을까. 매수자가 많다"고 묻는 이가 등장한다. 그 이후에도 "미용실 내놓은 거죠?"라고 묻는 전화가 왔고 원씨는 황당해하며 "안 내놨다"고 답했다.
원남숙씨 남편은 "저희가 볼 때는 미용실 자리에 누군가 꼭 들어오고 싶은데 그냥 내보내자니 권리금이나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커지니까 가급적 자의적으로 나가게끔 그렇게 만들려고 계속 비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원남숙 씨 미용실 주변 상권을 분석하며 "굉장히 탐나는 자리"라고 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형법상 모욕죄나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 상습적으로 악의적으로 하면 구속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어른 사이 일을 아이들 학교에 붙인다는 건 악마적 발상이다. 사회적 매장과 가정 파괴, 개인이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것 세 가지 목적이 분명하게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원남숙씨 남편은 "더 이상은 비겁하게 뒤에 숨어서 전단지 붙이지 말고 필요하면 직접 찾아와서 이야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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