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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일본 방역… 신규 감염 2,000명씩 느는데 3차 접종률은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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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일본 방역… 신규 감염 2,000명씩 느는데 3차 접종률은 0.6%

입력
2022.01.09 15:33
수정
2022.01.09 15:3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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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왜?
①오키나와 등 미군부대 집단감염 확산
②느슨했던 연말연시 모임 후유증
③무료검사 확대... 확진자 확인 증가
④타국보다 늦어져... 3차접종 지연

지난 6일 도쿄 시부야에서 많은 인파가 눈을 맞으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일본은 11월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많은 이들이 연말연시를 즐겼지만, 미군 기지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집단감염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급속도로 감염이 재확산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지난 6일 도쿄 시부야에서 많은 인파가 눈을 맞으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일본은 11월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많은 이들이 연말연시를 즐겼지만, 미군 기지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집단감염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급속도로 감염이 재확산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지난해 11~12월 중순까지 100명 전후의 감염자 수에 그치며 연말 분위기를 즐겼던 일본이 새해 초부터 ‘6차 대유행’이라는 부메랑을 맞았다. 11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유입을 원천 봉쇄하겠다며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썼지만 감염 확산을 억누르지 못했다. ‘방역 사각지대’였던 미군기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연말 연시 모임을 통한 감염 확산으로 하루 2,000명씩 신규 확진이 폭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3차 접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일본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심각하게 뒤바뀌고 있다.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했지만... '방역 사각' 미군 기지서 오미크론 집단감염

9일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의 전국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8,48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감염자 수가 8,000명을 웃도는 것은 지난해 9월 11일 이후 4개월 만의 처음이다. 이날 중증자 수는 89명, 사망자 수는 2명으로 아직 적은 편이지만 우려되는 것은 확산 속도다. 오키나와의 신규 감염자 수는 최근 1주일 사이 30배나 급증했다. 전국적으로도 새해 첫날 534명이던 확진자 수가 4일 1,265명, 5일 2,635명으로 늘더니 6일 4,472명, 7일 6,208명, 8일 8,480명식으로 최근 3일 연속 매일 2,000명씩 불어났다. 기존의 델타 변이를 확산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대체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오키나와현에서 1,759명의 감염이 확인돼 3일 연속 최다를 경신했고, 히로시마에서도 과거 최다인 547명이 확진되는 등 주일미군기지 인근 지역에서의 감염이 가장 심각했다. 지난달 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집단감염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된데 대해 불만이 커지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9일 NHK 프로그램에 출연, “(주일 미군의) 불필요한 외출은 인정하지 않기로 하는 데 대해 미·일이 거의 합의한 단계”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오키나와 소재 미 해병대 기지인 캠프 핸슨(일본명 캠프 한센) 전경. 이곳에서 지난달 집단감염이 발생한 후 조사 과정에서 미군이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출국 시 PCR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오키나와 소재 미 해병대 기지인 캠프 핸슨(일본명 캠프 한센) 전경. 이곳에서 지난달 집단감염이 발생한 후 조사 과정에서 미군이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출국 시 PCR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말연시 모임 증가, 무료 검사 확대도 원인

도쿄 1,224명, 오사카 891명, 가나가와 354명, 사이타마 332명 등 대도시와 인근 지역에서도 연말연시 귀성과 모임 등의 여파로 신규 확진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내내 긴급사태가 계속되며 외출을 자제했던 사람들이 감염자가 적은 상태로 유지되자 안심하고 귀성해 십수 명씩 가족 모임이나 송년회를 가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0일 성년의 날을 포함한 3일 연휴에 또다시 감염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8일 도쿄 아카사카는 또다시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되기 전에 휴일을 즐기자며 쏟아진 인파로 가득 찼다.

무료 검사가 크게 늘어난 것도 감염자 수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에는 증상이 심해 찾아간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거나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을 때만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 환자는 감염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지자체장의 지시로 지역 내 곳곳에 무료 검사소를 설치, 많은 사람들이 증상이 없어도 연말 귀성 전후 무료검사를 받았다.

지난 1일 새해 첫날을 맞아 도쿄 메이지진구에 참배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지난 1일 새해 첫날을 맞아 도쿄 메이지진구에 참배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3차 접종률 겨우 0.6%... 의료종사자 감염 확산 시 "순식간에 의료 붕괴 가능성"

급속도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지만 3차 접종 속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늦은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총리관저 홈페이지에서 매일 발표하는 백신 접종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일본에서 2차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인구의 78.4%에 달하지만 3차 접종 비율은 0.6%에 그친다. 현재 의료종사자에 대한 3차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576만 명의 대상자 중 겨우 75만 명이 접종을 마쳐 접종률 13%에 불과하다. 고령자 접종은 시작조차 못했다. 반면 한국은 60세 이상 81.1%, 전체 인구 중 41.0%가 3차 접종을 이미 마친 상태다.

일간 겐다이는 의료종사자의 접종이 예정보다 늦은 상태에서 감염이 지금 같은 속도로 확산하면 “순식간에 의료 붕괴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일부 언론에선 3차 접종이 늦는 이유에 대해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은 “접종권이 도착해도 즉시 맞지 않는 등 맞는 쪽의 사정도 있으니 일괄적으로 늦어진다고 할 수 없다”며 백신은 충분하지만 국민들이 빨리 맞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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