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수소 연료 드론 올해 출시 목표
테스트 비행 마쳐 상용화 기반 마련
유·무인 드론 양산 산업단지도 계획
최문순 "첨단산업 성장 우리가 주도"
출퇴근 인파가 쏟아지는 러시아워(Rush hour). 직장인이라면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이 시간, 하늘을 날아 목적지로 향하는 상상은 언제쯤 실현 가능할까. 만원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지 않고 출근하는 샐러리맨의 상상은 정말로 현실이 될까. 뤽 베송의 영화 제5원소(1997)에 등장한 에어택시는 과연 언제쯤 대한민국 도심 상공을 가로지를 수 있을까.
강원도가 막연하기만 했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국내 한 업체와 손잡고 연말까지 271억 원을 들여 드론택시(Urban Air Mobility) 시제기 개발에 나선 것이다. 비록 20세기 제조업과 굴뚝산업 경쟁에선 크게 뒤졌으나 첨단산업 주도권원 절대 놓칠 수 없다는 강원도의 의지가 담긴 사업이다.
강원도가 띄우려는 드론택시는 승객과 화물을 150㎏까지 싣는 2인승. 최고 속도는 시속 200㎞, 액화 수소를 연료로 이륙 후 운항하는 기종이다. "기존 항공기와 달리 활주로 없이도 이륙이 가능하고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미래형 교통수단"이란 게 강원도의 얘기다.
윤인재 강원도 첨단산업국장은 "이미 지난해 드론택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하고 단계별 밑그림도 그렸다"며 "올해 시제기 기체를 조립하고 테스트 비행까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는 드론택시의 동력이 될 2024년까지 수소 연료전지개발에도 나선다. 이 프로젝트엔 200억 원이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세계 드론산업 시장이 2040년까지 6,090억 달러, 우리 돈 73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50년까지 세계 70개 도시에 드론택시가 상용화 돼 4억 4,500만명이 이용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체 등 200개가 넘는 회사가 드론택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늦어도 2024년 도심하늘을 나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란 게 공통된 예측이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와 개발 업체가 올해 드론택시를 띄우고 안전성을 검증 받는다면 단숨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강원도는 항공, 드론산업의 파급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체와 부품에서 운항, 관제, 보험, 물류산업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산업생태계를 형성하는 특성 때문에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강원도는 유·무인 드론을 양산하는 산업단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찰과 수색 등 군사용을 비롯해 의료, 배달 등 분야별로 특화된 기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삼척의 액화수소 특구와 영월 실증 테스트 구역, 원주 부품산업, 춘천과 홍천의 양자암호통신망 등 각 지역이 유기적인 역할을 맡는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다.
계획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2025년 액화수소를 연료로 한 상용기를, 2026년 이후엔 군사, 의료, 재난 등 분야별로 특화된 드론을 선보인다. 강원도의 한 관계자는 "액화수소와 시제기 개발, 실증 테스트, 양산시스템을 갖춘다면 드론 산업과 강원 남부권에 형성된 전기차 산업의 동반성장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만 강원도의 계획이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제기와 부품을 설계하고 개발할 고급인력과 투자자 확보가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선 중앙 정부와 정치권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특히 일각에서 여전한 강원도가 추진하는 드론택시 사업에 대한 경쟁력 등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최문순 강원지사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드론택시 시제기 제작을 시작으로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강원도가 첨단산업 지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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