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건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
"민주유공자법이 '셀프보상법'으로 잘못 인식돼"
"고인의 마지막 유지...정치권에 강력하게 요구"
11일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가운데 고인이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해 20여 년간 애썼지만 일부에서 소위 '운동권 셀프 특혜'라며 폄하하는 것에 마음 아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지난해 12월 말까지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1인 시위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건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은 10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은 어머님의 유지이기도 했다"면서 "그것을 위해 노력해 오셨는데 아직까지 못 이루고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워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뿐 아니라 유신 반대 투쟁, 6월 항쟁 등에 나섰던 이들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지정해 배우자·자녀 등에게 교육·취업·의료 등을 지원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9년 9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 이 법안을 발의했으나 '운동권 셀프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후 설훈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3월 범여권 의원 73명과 함께 이 법안을 공동발의 했다가 닷새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당시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부담 요소로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리가 민주주의 인프라를 이루는 데 헌신했던 사람 또는 가족에 대해서 예우를 해주고 그게 맞게 명예회복을 해주자는 법"이라며 "(일부에서) 그걸 마치 옛날에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들의 '셀프 보상'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서 어머님이 평생 해오신 걸 폄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참 (어머님을) 보내면서 저희도 마음이 아주 많이 무겁다. 어머니가 그 부분에 대해서 아주 신경을 많이 쓰셨다"며 "그것이 우리 민주주의의 거의 완성에 가까운 핵심이라고 생각하셨는데 아직도 그게 '셀프 보상법'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사회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대해 정치권에 강력하게 요구해왔다"며 "20~30년이 돼서도 한 발짝도 못 나가는 게 말이 되는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나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총력 집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선 고인의 뜻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전날 고인의 빈소를 찾아 민주유공자법과 관련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은 보상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고인의 희망을 꼭 지켜드리고 실현하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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