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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심장 겨눈 美”…우크라 사태에 역성드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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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심장 겨눈 美”…우크라 사태에 역성드는 중국

입력
2022.01.11 11:15
수정
2022.01.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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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NATO에 끌어들여 러 봉쇄
인도·태평양전략으로 中 포위와 비슷
남 일 같지 않은 中, "러시아 처지 공감"
美 향해 "냉전시절 압박 거두라" 반발

웬디 셔먼(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다루기 위해 10일 스위스 제네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열린 미러안보회담에 참석해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웬디 셔먼(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다루기 위해 10일 스위스 제네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열린 미러안보회담에 참석해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남 일 같지 않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끌어들여 러시아를 봉쇄하려는 것에 불만이 크다. 인도·태평양전략 기치 아래 동맹과 우방을 규합해 세를 불리는 미국의 대중 접근법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러시아를 역성들며 단일대오로 미국에 맞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주도 집단안보체제 나토에 가입한다면 러시아는 앞마당을 잃는 격이다. 수도 키예프에 미국 미사일을 배치하면 모스크바를 타격하는 데 불과 5분이면 족하다. 구소련이 미국을 코앞에서 위협하려다 실패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60년 만에 되치기당하는 셈이다.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병력 배치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병력 배치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관전하던 중국이 발끈했다. 환구시보는 11일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고 비난하지만 정작 자신은 러시아의 심장을 향해 미사일을 조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러시아의 처지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다”며 “유럽에서 미국이 나토를 통해 러시아를 봉쇄하고 억압하고 쥐어짜는 데 전력을 다하는 것처럼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비슷한 수법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서구가 그간 러시아를 100회 이상 제재했다는 수치도 들먹였다. 중국 또한 신장위구르와 홍콩 인권 문제로 미국의 제재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중국은 갈수록 촘촘해지는 미국의 대중 포위망에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전에는 4개국 안보협력체 ‘쿼드(Quad·미국 인도 호주 일본)’만 거슬렸지만, 미국은 이보다 더 결속력이 강한 앵글로색슨 동맹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를 출범시켜 중국을 옭아맸다. 미국과 밀착 강도를 높이는 일본은 반중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대만을 두둔하며 중국이 영해라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근에 미사일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대만은 미국의 ‘2022 국방수권법’에 따라 올 8월 하와이 인근에서 실시할 세계 최대 해군 연합훈련 ‘림팩(RIMPAC)’에 사상 최초로 참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두가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겨냥해 벌어진 일이다.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9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대치하는 도네츠크 지역 전선의 참호에서 이동하고 있다. 도네츠크=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9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대치하는 도네츠크 지역 전선의 참호에서 이동하고 있다. 도네츠크=AP 연합뉴스


이에 중국은 러시아를 몰아세우는 미국의 행태를 ‘냉전시대 무기’, ‘항복을 노린 오만함’, ‘패권주의 괴롭힘’이라고 비난하며 맞서고 있다 시진핑 주석도 전날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외부세력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하며 상대국 핵심이익 보호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벨라루스는 대러 경제의존도가 높고 역사적·문화적 동질감이 깊어 국가통합까지 거론되는 러시아의 맹방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양국의 확고한 전략공조로 쌍방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역안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정세에 날을 세운 중국이지만 미러 양국이 당장 충돌로 치닫지 않고 소통을 이어간 것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랑망 등 중국 매체들은 미러 안보회담이 끝나자 “서로의 입장이 확고해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며 “하지만 추가 대화의 물꼬는 텄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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