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입을 막기 위해 시행 중인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등 입국규제 정책을 2월 말까지로 연장한다고 11일 밝혔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관저에서 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30일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전세계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애초 12월 말까지로 예정됐으나 한 차례 연장됐고, 이번에 다시 한번 연장된 것이다. 전날 일본 외무성을 인용한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신규 입국을 완전히 금지하는 정책을 유지하는 국가는 주요 7개국(G7) 중 일본이 유일하다.
기시다 총리는 3차 접종과 관련해 지난해 1, 2차 접종 당시처럼 각 지자체가 대규모 접종센터를 설치하는 등 고령자 접종에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일본의 3차 접종률은 다른 나라보다 크게 낮은 0.6% 수준이고 의료종자사 접종률도 12%에 불과해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육상자위대가 도쿄에 설치해 운영했던 대규모 접종센터도 다시 설치할 생각을 밝혔다. 3월부터는 일반 대상 3차 접종도 실시한다. 아울러 그동안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12세 미만 아동에 대해서도 “필요한 절차를 거쳐 희망자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작년 12월 3차 접종 대상자는 879만 명이고 이 중 2차 접종 후 8개월이 지난 사람이 104만 명이었으나, 이달 7일까지 3차 접종자 수는 75만 명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3차 접종분으로 화이자 백신 1,600만 회 분량을 배포했고 이달 말부터 모더나 백신 2,200만 회분을 배포할 예정이다. 2월에 화이자 백신 1,000만 회분을 한 차례 더 배포할 계획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대다수 성인이 접종을 완료하기에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일본은 올해 접종분으로 화이자 백신 1억2000만 회분, 모더나 백신 9300만 회분이 계약돼 있다.
지난해 연말 급감했던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은 올 들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1~12월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00~200명대였지만 12월 중순 오키나와 소재 주일 미군기지에서 집단감염 발생 후 늘어나더니 최근 하루 8,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수준으로 폭증했다. NHK 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까지 최근 1주일 사이에 3만7,732명 증가해, 1주일 전(3,767명)의 10배가 됐다. 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집단 감염이 지역 감염으로 번졌고, 연말연시 사람의 이동과 모임이 많았던 영향으로 대도시도 지역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입국금지로 오미크론 유입을 막는 것은 이제 무의미하며 일본 내 방역과 의료체제 정비가 더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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