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나 내년 중 니콘을 제치고 디지털 카메라 3강에 들 것입니다.”
임훈(52) 후지필름 일렉트로닉이미징 코리아 사장은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 소니에 이어 3강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동안 열세였던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공격적 마케팅으로 필름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임 사장이 내세운 것은 프리미엄 제품들이다. 후지필름은 타사에 없는 라지 포맷의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디지털 카메라 'GFX' 제품군을 전략 제품으로 밀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핵심 부품인 이미지 센서가 클수록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밝고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래서 기존 디지털 카메라보다 이미지 센서가 큰 35㎜ 필름 크기의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가진 카메라들이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소니가 국내에서 풀 프레임 카메라를 앞세워 니콘을 제치고 캐논과 1, 2위를 다투고 있다.
후지필름의 GFX 카메라에 장착된 라지 포맷은 풀 프레임보다도 이미지 센서가 1.7배 이상 크다. 대신 가격도 비싸다. 한때 1,000만 원이 넘었으나 최근 500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한국은 고가 제품군이 인기를 끄는 시장입니다. 이제 라지 포맷도 충분히 소비자들이 선택할 만한 가격대 제품이 됐습니다."
여기 맞춰 임 사장은 올해 GFX 시리즈 등 2, 3종의 새로운 디지털 카메라를 내놓을 계획이다. "저가형 미러리스와 풀 프레임 카메라는 내놓을 계획이 없습니다. 풀 프레임보다 휴대성과 화질이 좋은 라지 포맷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10~13%의 점유율을 가져갈 방침이다. "아직 결산이 끝나지 않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올해는 이보다 17% 매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죠. 이렇게 되면 올해나 내년 중 니콘을 제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임 사장은 라지 포맷 카메라를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 대여 마케팅을 적극 추진한다. "빌려서 써보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좋아요. 무료 대여해 준 제품이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20% 이상이죠. 올해도 이 방법을 계속 추진합니다."
임 사장이 카메라와 더불어 새로운 전략 제품으로 미는 것은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고성능 프로젝터다. 'FP-Z5000'과 'FP-Z8000' 등 두 종류의 프로젝터는 5,000안시와 8,000안시의 밝기를 가진 고성능 제품들이다. "단초점 렌즈를 장착해 75센티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투사하는 제품들입니다."
느닷없이 프로젝터 시장에 뛰어든 것은 쪼그라드는 카메라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에 밀린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정점을 찍은 2010년 대비 20% 수준으로 줄었어요. 프로젝터는 그동안 쌓은 카메라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프로젝터도 고성능 고가 제품을 내세운 것은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대만 중국산 저가 제품이 즐비한 가정용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어요. 고성능 제품으로 전시 공간을 활용해 작품을 보여주는 미디어 아트와 학교 선진화 방안으로 도입된 전자칠판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여기 맞춰 프로젝터 판매를 확대한다. "올해 프로젝터 매출을 지난해보다 3배 정도 늘릴 겁니다."
임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본다. "예전에는 여행가서 촬영을 즐겼다면 코로나19 이후 집안 일상사를 찍는 쪽으로 카메라 쓰임새가 변했어요. 스마트폰이 있어도 더 좋은 화질과 큰 화면으로 보기 위해 TV를 구입하듯 카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커지지 않겠지만 고성능의 고급 제품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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