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이 꽤 있다. 담배는 자신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남에게도 간접적인 피해를 준다. 더구나 요즘은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아파트·오피스텔 등에서 '층간 흡연' 분쟁이 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집에서 넘어오는 담배 냄새에 심한 불쾌감과 불안감을 느껴 경비원, 관리사무소에 항의가 쏟아지고, 이웃 간의 갈등이 '층간 소음'의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그런데 담배 냄새 자체가 그렇게 악취이거나 위험할까?
담배는 원래는 식물의 이름이다. 감자, 토마토, 가지, 칠리 고추 등과 같은 가짓과에 속하는 식물로 기원전 5000년 전부터 페루 안데스산맥 지방에서 재배된 것을 1492년 콜럼버스가 서구에 퍼트린 것이다. 고대 마야인들은 담배는 '신의 선물'로 여겼고 담배를 받아들인 여러 나라들도 만병통치약처럼 대접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말린 담배 잎의 냄새는 제법 근사한 편이고, 태울 때 나는 냄새도 다른 나뭇잎을 때울 때보다 나쁘지 않다. 그리고 담배 냄새 자체에는 특별히 유해한 성분은 없다. 단지 담배에 대한 혐오가 증가하면서 담배 향기에 대한 혐오도 증가한 것이다.
담배는 니코틴으로 인한 중독성과 흡연 시 폐로 들어가는 여러 물질이 문제인데,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0.5g의 연기를 마시고 거기에는 미립자인 타르가 180㎎ 들어 있다. 하루에 한 갑씩 피운다면 10년이면 36㎏의 끈적이는 미세먼지를 폐에 넣는 셈인데 그게 건강에 얼마나 유해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유해물질은 흡연자가 가장 많이 마시게 되고 멀어질수록 급격히 적어진다. 담배 냄새는 가벼워 가장 멀리가고, 인간의 코는 태운 냄새에 유독 민감하다. 그러니 멀리서 풍기는 담배 냄새에는 나에게 피해를 줄 만한 것이 없는 셈이다.
항상 문제는 양이다. 흡연은 위험하지만 할인점에 진열된 담배가 위험하지 않고, 담배의 니코틴이 중독을 일으키지만 같은 가짓과 식물인 가지, 감자, 토마토에 들어있는 10분의 1만도 안되는 니코틴은 전혀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 층간 흡연은 없어져야 하지만 담배 냄새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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