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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조용한 위기'... 실점 없지만, 득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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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조용한 위기'... 실점 없지만, 득점도 없다

입력
2022.01.13 20: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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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상승 묘수 희미... 野 단일화 촉각
"1강 2중, 2강 1약 갈림길" 진단 속 '예의 주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조용한 위기'가 닥쳤다. 두드러진 실점은 없지만 득점도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지지율 4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존재감이 커져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시선이 쏠리는 것은 이 후보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李 오름세∙尹 내림세 잦아들며 '혼전'

새해 초 민주당은 '표정 관리'를 했다. 언론사들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10%포인트 안팎의 격차를 벌렸다. 윤 후보가 잇단 악재와 실책으로 휘청이면서 이 후보는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골든 크로스를 달성하는 것처럼 보였다.

둘째 주 들어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이 후보 지지율은 여전히 정체 중이지만, 윤 후보 하락세가 잦아들며 지지율이 다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10~12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37.0%로, 전주(36.0%)와 거의 같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尹∙安 결합 파장 촉각… '단일화 효과' 차단 나선 與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 지지율은 윤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의 합계를 밑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판세가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 바람과 정권 교체 열망이 결합하면, 이 후보가 지지율 40%대를 찍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래서 '후보 단일화 효과'의 김을 빼기 위해 열심이다. 송영길 당대표는 11일 안 후보를 두고 "의석 3개인 미니 정당을 가지고 본인이 생각하는 국정을 풀어갈 수 있겠나"라고 했다.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장은 12일 "윤 후보와 안 후보 중 어느 누구도 포기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일단 '예의 주시' 모드... "논쟁∙담론 던져야" 의견도

40% 문턱 앞에 서 있는 이 후보 지지율을 확 끌어올릴 묘수도 마땅치 않다.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의 지지율과 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응답 비율이 엇비슷하게 나온다. 민주당 지지층이 이미 거의 다 결집했다는 뜻이다.

중도층은 이 후보의 도덕성 리스크 앞에서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관련자 2명이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이모(54)씨가 12일 사망한 것은 이 후보의 이미지에 또다시 그림자를 드리웠다.

"민주당을 바꾸겠다"는 선언과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뽑아달라"는 호소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에 민주당에선 "지지율 점프를 위한 카드를 던져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병원 의원은 11일 "거시적인 과제들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 예로 헌법 개정과 연금개혁 등을 들었다. 수도권의 민주당 의원은 "마냥 '부자 몸조심' 할 상황은 아니기에 논쟁적 이슈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선대위 차원의 전략 변화를 고민하진 않는 분위기다. 득점을 하려다 실점할 것을 우려해서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민생·정책 관련 꾸준한 행보에 국민들은 움직이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설 연휴 이전 지지율 40%대 안착'이라는 목표가 분명한 만큼, 여론 흐름에 따라 전략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윤건영 선대위 정무실장은 13일 "1강(이재명) 2중(윤석열∙안철수)이냐, 2강(이재명∙윤석열) 1약(안철수)으로 갈 것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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