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기존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또 인상했다. 2020년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낮춰진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인상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은의 잇단 금리 인상은 과도한 물가상승세와 급증한 가계부채 등을 감안한 ‘통화정책 정상화’ 차원이다. 조기 양적완화 종료 및 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 등 글로벌 긴축기조도 감안됐다.
오는 3월 말 임기를 마치는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을 충분히 예고해왔다.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직후엔 “내년(2022년) 1분기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14일 금통위 직후 “(인상된) 1.25% 금리도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올해 기준금리는 앞으로도 2~3차례 더 올라 2.0%까지 갈 수도 있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조기 종료하면서 3월부터 3회 이상 순차적 금리 인상을 이어갈 방침을 시사한 게 변수다. 우리로서는 선제적 금리 인상을 통해 대내외 금리차에 따른 금융불안 요인을 해소할 필요가 크다. 국내 상황도 추가 금리 인상 기조에 부합한다. 수출 증가세에 민간소비 회복 흐름을 타고 3% 성장 전망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3%를 넘긴 물가관리, 가계대출 및 집값 상승세 저지 등을 위한 추가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 및 미국 인플레이션 등에 따라 미국ㆍ유럽 등 ‘금융중심부’의 긴축이 급격히 진행되면 ‘주변부’의 위기 가능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금융위기까지 감안한 긴밀한 대비가 절실하다. 금리 인상이 가계ㆍ소상공인 등에게 미칠 충격도 관리돼야 한다. 한은은 지난 세 차례의 금리 인상으로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이 약 48만 원 증가했다고 분석했지만, 실질 부담은 훨씬 더 클 것이다. 적절한 미시정책이 강구돼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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