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배합 비율 제대로 지켰는지 조사
"불량품 사용하면 콘크리트 강도 약해져"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붕괴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 레미콘 불량 의혹을 정조준했다. 경찰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로부터 골조(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 받은 업체에 레미콘을 납품한 10개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오전 10시 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한 업체 10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들 업체로부터 레미콘 생산은 물론 출하 및 타설과 관련된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레미콘 특성상 대부분 주문 생산 방식으로 공급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레미콘 업체들이 제조 과정에서 모래와 자갈, 시멘트 배합 비율을 규정대로 지켰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사고 건물인 201동이 23층에서 38층까지 16개 층 슬래브가 도미노처럼 연쇄 붕괴한 것은 불량 레미콘 사용으로 콘크리트 강도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샘플을 채취해 강도 및 성분 분석을 의뢰했지만, 샘플이 실제 붕괴가 이뤄진 층에서 떨어져 나온 것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붕괴된 층에서 직접 샘플을 채취하려고 했지만 안전 문제를 이유로 현장 접근이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대산업개발 공사부장 등 공사 및 안전관리 책임자급 5명과 하도급 업체 현장소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감리자 3명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 이로써 형사입건자는 사고 직후 입건된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A(49)를 포함해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앞서 경찰은 13일 철근콘크리트, 펌프카, 레미콘업체 등 하청업체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14일에는 사고 현장 내 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와 감리사무실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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