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사퇴는 꼼수" 주장하기도
"구조 완료 전까지 소송은 자제할 것"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예비입주자들이 17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해 붕괴된 201동 건물뿐 아니라 8개동 전체 철거 및 재건축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사의를 밝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향해 "진정성 없는 사과와 책임 없는 사퇴를 반대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입주자 대표회의를 이끌고 있는 이승엽(45)씨는 이날 사고 현장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안전진단 결과라는 전제 조건 없이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1단지와 2단지를 모두 철거한 후 재건축을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입주자들 사이에서도 201동뿐만 아니라 8개동 모두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비입주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도 "무조건 모든 동을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을 해야 한다"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나" "전체 철거가 답이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안전점검에 문제가 있다면 계약 해지는 물론 아파트 철거와 재시공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예비입주자들은 정 회장 사퇴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들은 "대주주로서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의 명목상 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 한들 이를 책임지는 의사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을 것"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회장은 모든 법률상, 경영상 책임을 진 후에 사퇴하는 것이 응당한 조치"라고 밝혔다.
예비입주자들은 현대산업개발 측에 철거 후 설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안전하고 확실한 완공을 위한 상세하고 납득 가능한 계획을 마련해 이를 입주예정자들에게 밝히고 동의를 구하라"며 "입주예정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합당한 보상안을 마련한 후 이를 책임지고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실종자 수색과 관련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해 구조 작업을 책임지고 수행하라"고도 했다.
예비입주자들은 실종자 구조 작업 등이 완료되기 전엔 집단소송 움직임은 자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조속한 실종자 구조 및 수습이 완료되길 바라는 뜻을 표시하며, 책임 소재 규명 및 보상은 차후 문제"라고 밝혔다. 이씨는 취재진에게 "집단소송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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