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마트, 백화점, 보습학원 등의 방역패스 적용을 해제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로써 당초 17개였던 방역패스 적용시설은 11개로 축소됐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은 과도한 제한이라는 법원 결정이 있었고 서울과 지역 간 차별적 적용 등 혼선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적용 대상 조정은 불가피하다. 다만 정부는 3월로 예정된 청소년(12~18세) 방역패스 시행 방침은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이 지난 14일 서울 지역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에 대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상태라 본안 판결 때까지 혼란이 예상되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 확진자가 증가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합당한 판단이다. 실제로 법원이 지난 4일 학원ㆍ독서실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한 이후 중ㆍ고교생들의 백신 접종률 증가폭은 둔화되고 있다. 전체 확진자 중 청소년 확진자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500명대로 떨어지고 의료체계가 안정화됐다는 점을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축소한 결정 근거로 제시했지만 이로 인한 확진자 폭증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보완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이 들면 방역패스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들이 강구돼야 될 것으로 본다”고만 했을 뿐이다. 백신과 더불어 방역의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인 방역패스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정을 했음에도 정부가 보완책을 내놓지 못한 점은 우려를 키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지난주 26.7%로 직전 주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고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한 설 연휴도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3월 중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보완책 없는 방역패스 축소가 확산세의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방역패스 축소로 발생할 수 있는 방역 공백을 메꿀 수 있는 구체적 대안 마련에 힘쓰기 바란다. 방역패스 축소가 방역 긴장 완화의 신호로 비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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