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과 엇박자 부인 "폴리시 믹스로 봐야"
“국회에서도 정부 입장이 존중됐으면 좋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제출할 추경안 규모(14조 원)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초과세수와 소상공인 지원의 시급성·절박성을 고려해 연초에 이례적으로 추경 편성에 나선 만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정치권이 '이의'를 달지 말라는 뜻을 강하게 밝힌 것이다. 소상공인 지원 금액·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최소 25조 원의 추경안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여당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14조 원 규모의 추경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에게 300만 원의 방역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도 기존 3조2,000억 원에서 5조1,000억 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당이 주장하는 추경안보다 약 11조 원 적은 규모다.
초과세수가 발생하긴 했지만, 추경 재원은 일단 적자국채를 발행해 마련하기로 했다. 초과세수는 오는 4월 결산 이전까지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일부 기금을 동원하겠지만 대부분은 적자국채로 충당할 계획”이라며 “4월 결산 이후 쓸 수 있게 된 지난해 초과세수로 해당 적자국채를 갚을지 여부는 그때 가서 판단할 것”라고 설명했다. 정부 국가채무는 올해 1,000조 원을 처음 넘어서게 되는데, 정부가 초과세수로 채무를 갚지 않을 경우 국가채무는 최소 1,074조에 달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정부가 추경으로 돈을 푸는 것이 '엇박자'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책 조합'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한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정합성을 유지하는 건 경제정책의 기본”이라면서 “한은이 금리를 올렸지만 재정당국은 소상공인 지원, 방역과 관련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추경은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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