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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만배, '50억 클럽' 챙겨주려 '420억 수익' 배분 계획 짰다

입력
2022.01.19 04:30
수정
2022.01.19 09: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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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씨, 대장동 A12 블록 420억 예상 수익 거론
정영학에 곽상도와 권순일 등 50억 클럽 6명 강조
성남시의회 측 인사에도 "15억, 5억" 지급 계획 밝혀
김만배 측 "녹취록에 할 말도, 확인해 줄 것도 없다"
'50억 클럽' 거론 당사자들은 모두 의혹 강력 부인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지난해 11월 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지난해 11월 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가 대장동 사업지구 내 A12 블록 아파트 분양수익으로 정치인과 법조인 등 유력인사 6명에게 50억 원씩 챙겨주려고 계획한 사실이 '정영학 녹취록'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정치권과 법조계 핫이슈로 떠오른 '50억 클럽'의 실체와 관련해, 자금 마련 계획과 구체적인 지급 대상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한국일보는 18일 정영학(54) 회계사가 2019년 12월부터 8개월간 김만배씨와 직접 만나 녹음한 대화 녹취록 10회분을 입수해 분석했다. 김씨는 2020년 3월 24일 경기 성남시 운중동의 한 카페에서 정 회계사를 만나 '50억 클럽'과 관련한 계획 등을 자세히 언급했다.

김씨는 이날 정 회계사에게 A12 블록 분양을 통해 420억 원 정도가 남는다는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의 이야기를 전했다. 화천대유는 2015년 6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사업 협약을 체결하면서, 대장동 일대 공동주택 용지 15개 가운데 5개 블록(A1, A2, A11, A12, B1)을 직접 시행하고 분양하기로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50개(억 원)가 몇 개냐, 쳐(계산해)볼게"라며 "최재경(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전 특검) 곽상도(전 국민의힘 의원) 김수남(전 검찰총장) 홍선근(언론사 회장), 권순일(전 대법관). 그러면 얼마지?"라고 정 회계사에게 물었다.

정 회계사가 "5억 원씩입니까, 50억 원씩입니까"라고 되묻자, 김씨는 '50억 클럽' 인사의 이름을 서너 차례 반복해 읊으며 "그러면 얼마야?"라고 재차 물었다. 정 회계사는 "50, 50, 50, 50, 50, 50이면 300(억 원)"이라고 답했다. 김씨는 대화 중에 '50억 클럽' 인사 6명 중 5명의 실명을 대다가 나머지 1명이 떠오르질 않자, "왜 모자라지 사람이? (종이 등에) 써서 해봐"라고도 말했다.

김만배-정영학 녹취록 내 '50억 클럽' 언급 대화. 김대훈 기자

김만배-정영학 녹취록 내 '50억 클럽' 언급 대화. 김대훈 기자

김씨는 '50억 클럽'에 이어 'YOO 15억, KOO 5억 (원)' 등 성남시의회 쪽 인사 2명에게 총 20억 원을 주려는 구상도 밝혔다. 김씨는 이어 "(420억 원에서) 100억 원이 남네. 이OO 것까지는 되네"라고도 했다.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100억 원을 주겠다는 설명이었다. 이씨는 김씨로부터 100억여 원을 전달받아 토목건설업체 대표인 나모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요약하면, 김씨는 총 420억 원으로 예상되는 A12 블록 분양수익을 '50억 클럽' 인사 등에게 남김 없이 전달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은 '50억 클럽' 등 제기된 의혹을 모두 규명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석 달 넘게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곽상도 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내세울 만한 수사 성과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50억 클럽' 의혹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명단을 공개하면서 처음으로 불거졌다. 김만배씨 측은 그동안 "공통비용 정산 과정에서 나온 부풀려진 얘기"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씨 측은 이날도 본보에 "녹취록 내용과 관련해선 (어떤) 말을 할 수도, 확인해 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인사들도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손현성 기자
이상무 기자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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