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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실∙유기동물 12만마리… 40%는 보호소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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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실∙유기동물 12만마리… 40%는 보호소서 사망

입력
2022.01.19 11:40
수정
2022.01.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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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2021 유실?유기동물 보고서'
개 71.9%, 고양이 26.9%, 기타 축종 1.2% 순
1세 미만 53.5%, 발생건수 제주 가장 많아


지난달 29일, 경기 고양시 벽강보호소를 운영하던 70대 소장 A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유기견 90여 마리가 갈 곳이 없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벽강보호소 봉사자 제공

지난달 29일, 경기 고양시 벽강보호소를 운영하던 70대 소장 A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유기견 90여 마리가 갈 곳이 없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벽강보호소 봉사자 제공

지난해 길을 잃거나 버려진 동물이 12만 마리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보다 9.1%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한 해 유실∙유기동물 수가 10만 마리를 넘어서는 상황은 2017년 이후 5년째 계속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동자연)는 18일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등록된 11만6,984건을 분석한 '2021년 유실·유기동물 보고서'를 발간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여러 마리가 동시에 유실·유기된 사례의 경우 1건으로 기록하는 경우가 있어 발생건수와 동물 수에는 다소 차이가 있어 '건수'로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동자연에 따르면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발생은 총 11만6,984건으로 전년보다 1만1,733건(9.1%) 감소했다. 이 가운데 25.8%는 자연사, 15.7%는 안락사로 10마리 중 4마리(41.5%)가 보호소에서 사망했다. 입양은 32.5%, 가족을 찾아간 경우는 12%였다.

1세 미만이 53.5%... 이 중 절반은 보호소서 사망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발생은 총 11만6,984건으로 전년보다 1만1,733건(9.1%) 감소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발생은 총 11만6,984건으로 전년보다 1만1,733건(9.1%) 감소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연령별로는 1세 미만 개체가 53.5%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보다 1.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어린 개체의 경우 보호소 내에서 죽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1세 미만 개체 중 보호소 내에서 죽은 비율은 48.5%로 나머지 연령대 평균인 33.6%보다 높았다.

종별로는 개가 8만4,136건(71.9%), 고양이 3만1,421건(26.9%), 기타 축종은 1,427건(1.2%)으로 나타났다. 개는 전년보다 1만267건(10.9%), 고양이는 1,349건(4.1%), 기타 축종은 117건(7.6%) 각각 줄었는데, 개의 감소비율이 고양이보다 컸다.

유실∙유기동물 수 소폭 감소는 코로나19 영향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들. 제주도 제공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들. 제주도 제공

유실∙유기동물 수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줄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동자연은 분석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육 포기 또는 파양 고려 이유로 ‘물건훼손·짖음 등 동물의 행동문제’(27.8%)와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6.2%) 등을 꼽은 바 있다.

특히 고양이 유실 발생 건수는 출산시기인 5, 6월에 증가하다 8월에 감소하고 가을철에 다시 증가하는 패턴이 유지됐지만 개의 경우 휴가철에 늘고 겨울철에 감소하는 추세가 지난해에는 사라졌다. 채일택 동자연 정책팀장은 "길고양이 입소가 상당 부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는 예년과 패턴이 같았지만 유독 개의 월별 변동폭이 줄어든 건 코로나19로 인한 외부활동 제한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개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고 문제 행동이 줄면서 고의적 유기 역시 감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품종견 삶은 여전히 혹독... 안락사 많고 입양률 낮아

품종견의 경우 비품종견에 비해 자연사율, 안락사율은 높았지만 입양률과 반환율은 낮았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품종견의 경우 비품종견에 비해 자연사율, 안락사율은 높았지만 입양률과 반환율은 낮았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보호소 내에서도 비품종견의 삶은 혹독했다. 보호소 내 유기된 비품종견은 6만5,788건(78.3%), 품종견은 1만8,278건(21.7%)으로 전년보다 비품종견(76.1%) 비율은 2.2%포인트 늘었다. 버려진 품종견의 경우 자연사율이 4.7%였지만 비품종견은 19.8%, 안락사율 역시 품종견은 4.2%, 비품종견은 25.0%로 나타났다. 반면 입양률과 반환율은 품종견이 비품종견에 비해 높았다.

17개 시도 중 인구 1만 명당 유실·유기동물 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제주, 가장 적은 지역은 서울이었다. 이는 2020년과 동일한 결과다. 제주의 경우 최근에는 발생건수가 감소하는 추세로 인구대비 발생건수는 76.3건으로 2020년 93.4건보다 줄었다. 시군구 중 인구대비 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원 정선군, 경남 밀양시 순이었다.

"반려견 중성화 확대, 길고양이 입소기준 개선을"

구조 당시 빵덕이는 2개월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고양이였다. 구조 이후 범백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구조 당시 빵덕이는 2개월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고양이였다. 구조 이후 범백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동자연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실∙유기동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 반려견 중성화 확대와 길고양이 입소기준 및 절차 개선을 제안했다. 채 팀장은 "1세 미만 개체가 전체 유실·유기동물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상은 의도치 않은 번식과 이로 인한 유실·유기가 반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읍면지역 실외사육견 중성화 사업'과 함께 반려동물을 중성화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호소에 들어오는 대부분은 새끼고양이인데 세심한 돌봄이 요구되는 만큼 보호소 내 생존율이 매우 낮다”며 "새끼고양이를 무조건 입소시키는 것보다 민간과의 협업을 통해 임시보호를 활성화하고, 새끼고양이의 과도한 신고를 막기 위한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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