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못 멈추는 반도체 공장에서도 '워라밸' 강화
타 사업부 대비 부족한 복지 혜택으로 불만 커져
반도체 인력난에 MZ세대 임직원 달래기 나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복리후생을 대대적으로 강화한다. 추가 특별 보너스 지급도 검토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갈수록 심화된 반도체 인력난 속에서 인재 유치와 더불어 인력 유출까지 사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장 사장은 전날 오후 임직원과의 소통 행사에서 이런 내용의 복지 확대 계획을 언급했다. 경 사장은 지난해 말 취임 이후 매주 수요일 오후 1시간씩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위톡'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도 자기개발휴직 도입, 재택근무 확대 검토
경 사장은 연내 1년짜리 자기개발휴직(무급)제도 도입과 함께 육아휴직을 2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택근무 또한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반도체 공장을 24시간 365일 가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도체 사업부 임직원들은 DX(가전, 스마트폰) 사업부 직원들에 비해 부족한 복지혜택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정보기술(IT) ·인터넷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나 휴직제도가 대폭 확대되면서 반도체 사업부 임직원들의 기대치도 커졌다.
이에 대해 경 사장은 "재택근무는 막을 수 없는 추세"라며 "못하는 직군 때문에 할 수 있는 직군까지 막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부서별 30% 순환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지만, 반도체 사업부는 업무특성상 제외됐다.
이와 함께 경 사장은 근무시간 축소 방안 검토, 어린이집 신축, 사무공간 확충 등 다양한 복리후생책도 언급했다.
삼성전자 사상 최대 매출 1등 공신...특별보너스 지급할까
최근 임직원들 사이에 논란이 된 특별 성과급 지급에 대해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31일 임직원 전원에게 특별성과급 300%를 지급한 바 있다. 이러자 삼성전자 반도체 임직원들은 경쟁사 대비 더 많은 보상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초호황(슈퍼사이클)이 한창이던 2018년과 2017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이 같은 호실적의 1등 공신은 역시 반도체 사업부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30조 원 정도로, 전체 영업이익(51조5,700억 원)의 6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반도체 전문 인력 심화..."워라밸 중시 MZ 유치 위한 결정"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이처럼 복지 확대에 나선 이유는 심각한 전문 인력 부족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여전히 반도체 패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면서 글로벌 반도체 인재 모시기 경쟁도 치열하다. 게다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키워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연봉 수준뿐 아니라 복지와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우수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복지 확충이 필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복지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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