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미크론 변이가 급증하고 있는 광주, 전남, 경기 평택ㆍ안성 지역에서 26일 선별진료소에 자가검사키트 검사를 도입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고위험군에 우선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3T(추적-진단-치료)방역의 핵심이었던 투망식 검사 대신 선택과 집중 방식의 오미크론 방역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보건소ㆍ선별진료소뿐 아니라 동선이 분리된 호흡기클리닉에서도 코로나 진단ㆍ검사를 하기로 했다. 이번 주 평균 하루 확진자가 4,781명으로 전주보다 1,362명이나 증가하는 등 폭증세가 확연한 만큼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
정부가 4개 지역에서는 오미크론 대응체제를 가동한다고 밝혔지만 언제부터 전국으로 확대할지는 오리무중이다. “변이 확산 상황, 의료체계 준비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답했을 뿐이다. 겪어 보지 못한 대유행이 눈앞에 와 있지만 정부가 제대로 방역체제 전환의 중심을 잡고 있는지,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실제 지난 14일 “하루 확진자가 한 번이라도 7,000명 선을 넘으면 오미크론 맞춤형 방역체제에 들어가겠다”던 정부는 20일 “7,000명대가 평균 추세가 되면 시점을 확정, 발표할 것”이라고 기준을 바꿨다. 환자들의 치료를 담당할 지역 의료기관,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의 잦은 말바꾸기는 방역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현장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미 정부는 청소년 백신 접종과 관련, 충분한 설명 없이 말을 바꿔 갈등을 야기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정부는 하루 확진자 1만 명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병상 부족으로 7,000명대에서 거리 두기로 전환하기도 했다. 환자 급증에 대비한 위중증 환자 병상 추가 확보, 재택진료 환자모니터링을 위한 지역의원 등의 준비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목소리다. 상황에 끌려가는 정부의 대응방식과 불분명한 방역 메시지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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