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거취 결단" 목소리도 계속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두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강한 반발을 초래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불교계를 향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는 "더욱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국민과 불교계 상생·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했지만, 불심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의 분노를 달래야 하는 민주당에선 정 의원에 대해 '탈당 또는 출당이 필요하지 않느냐'라는 의견이 계속 나오는 배경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임인년 새해 첫 일정으로 10곳의 천년 고찰을 찾아다녔다. 큰스님들께서 많은 지혜의 말씀을 주셨고 호국불교의 애환과 불교 문화재를 지키려 헌신하신 스님들의 고충도 알게 됐다"며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신 불교계와 스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법·제도를 정비하는 데 미력하나마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특히 "부족한 문화재 보호관리법, 전통사찰 보존관리법 등을 살펴서 불교계가 사랑과 존경을 받고 불교 전통문화를 꽃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당초 송영길 대표 등과 함께 정부∙여당의 종교 편향을 규탄하는 전국승려대회를 찾아 사과를 하려 했다. 그러나 송 대표 등은 대회장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안으로 입장한 것과 달리, 정 의원은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불교계의 불만이 식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현장에서 불교계를 향해 거듭 사과하며 "불교계가 제안한 문화재 관람료를 비롯해 국립공원 문제, 국가 지정 불교 문화재 보호, 전통사찰 규제 개선 등 현안을 합리적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입법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에 국회로 돌아와 별도 기자회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해야 했다. 기자회견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도 최근 부산 해운정사를 방문했을 때 '지혜로운 산'이라는 뜻의 '지산'이라는 호를 받았다며 다시 한번 불교계에 머리를 숙였다.
탈당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회견 후 "탈당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당내에선 정 의원의 거취를 두고 찬반이 갈리고 있다. 정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이핵관(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찾아와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는 취지의 폭로 글을 올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 의원의 발언은)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것으로 탈당이나 출당을 논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대선을 앞두고 악재를 짊어지고 갈 수는 없기에 대응이 난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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