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포퓰리스트에 장단 안 맞춰"
정의당만 "적절 규모... 논의 환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다른 후보들을 향해 “3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긴급 제안했다.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을 충분히 지원하겠다는 명목인데, 현재로선 회동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런 식의 행동을 국민이 진정성 있게 볼지 의문”이라고 거부했고, 안철수 후보가 속한 국민의당도 “포퓰리즘 관권선거를 치러 보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에 100% 공감하고 환영한다”며 “차기 정부 재원으로 35조 원을 마련해 지원이 가능할 수 있도록 모든 대선후보에게 긴급 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19일 ‘세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해 32~35조 원 규모의 추경을 하자’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
그는 “차기 정부를 감당할 모든 후보가 동의하면 35조 원에 맞춰 신속하게 예산을 편성한 뒤 세부 재원 마련은 차기 정부 담당자가 하면 된다”고 말했다. 풀어 쓰면 주요 대선후보들이 차기 정부 임기가 개시되는 5월 이후 진행되는 사업의 지출을 조정하는 추경에 합의할 경우, 문재인 정부도 부담을 덜 수 있기에 규모를 대폭 확대해도 동의할 것이라는 뜻이다.
야권은 대체로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했다. 그는 이날 대전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는 50조 원(지원)을 지난해 8월부터 말했고, 어떻게 쓸지도 말했다”며 “그때는 (이 후보가) 포퓰리즘이라고 하더라”고 비판했다. 외려 “피해 규모에 따라 지원 액수를 달리 배정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며 차별성을 부각했다. 윤 후보는 “여당이 대통령을 설득해 제대로 된 추경안을 가져오면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14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확정했고, 이를 24일 국회에 보낼 계획이다.
국민의당도 반대했다. 안혜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를 지원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긴급 회동 운운하는 이 후보의 모습은 자기 눈만 가리면 남들에게 자기 모습이 안 보이는 줄 아는 눈밭의 꿩과 같다”면서 “단군 이래 최대 포퓰리스트에게 장단을 맞춰 줄 대역 죄인이 없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정의당만 유일하게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14조 원 추경은 소극적이고 부족해 35조 원 추경이 국회 논의 출발점으로서 적절한 규모”라며 “모든 대선후보 회동으로 정치적 합의를 만들자는 이 후보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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