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광주 붕괴 사고' 이후 주가 반토막
진동 현상 발견된 DL이앤씨도 7.7%↓
"주택산업 위축 되는 것 아니냐" 우려 목소리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에 이어 서울의 초고층 주상복합에서 흔들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건설사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안전 논란이 잇따라 터지자 일각에서는 "주택산업 경기까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고 발생 직전인 이달 11일 2만5,750원으로 마감된 주가는 21일 1만4,200원으로 떨어지며 8거래일 만에 44.9%나 하락했다. 지난해 7월 6일 장중 최고가가 3만3,400원까지 뛰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날아갔다. 현대산업개발의 시가총액(9,359억 원)도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업계는 당분간 현대산업개발의 추가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참사 책임까지 더해 최장 1년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영업정지 기간엔 신규 사업 수주를 할 수 없다. 게다가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부실시공이 지목되면서 전국 재건축 현장에 '아이파크 퇴출' 움직임까지 확산하고 있는 형국이다.
DL이앤씨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의 주상복합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디타워에서 진동이 느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DL이앤씨가 시공한 디타워에는 SM엔터테인먼트, 현대글로비스, 쏘카 등이 입주해 있다. DL이앤씨는 신고 당일 소방당국과 점검을 진행한 데 이어 21일 별도 안전진단을 실시해 건물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7% 떨어졌다.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잇따라 불거진 대형 건설사 시공 건물의 안전성 논란이 주택산업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77.6으로,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확대됐다. HB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주택사업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넘어야 경기를 긍정적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다만 건설업계는 최근 논란들이 당장 주택시장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계획한 분양 일정을 변경한 건설사도 아직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수습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1년 전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해 현장의 준비 태세를 강화했고 소비자의 주택 수요도 아직 탄탄해 당장 분양 일정 등이 늦춰지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