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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전에 예약 완료 안동 고택, MZ세대 치유관광지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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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전에 예약 완료 안동 고택, MZ세대 치유관광지로 각광

입력
2022.01.24 12:19
수정
2022.01.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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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객 70% 이상 20~30대 MZ세대
임청각 하회마을 등 117곳서 한옥체험

한옥 문 밖으로 임하호가 내려다 보이는 지례예술촌. 안동시 제공

한옥 문 밖으로 임하호가 내려다 보이는 지례예술촌. 안동시 제공


안동 지역 고택이 20∼30대 MZ세대들에게 치유의 공간으로 인기다. 현대식 호텔만큼은 아니지만 내부 개조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하룻밤을 묵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말이나 글 보다는 한장 사진을 통해 존재감을 나타내는 데 익숙한 '인스타 갬성(감성)' 세대에 어필하기 때문이다.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한옥체험을 운영하는 곳은 하회마을 내 고택과 오천군자리, 임청각, 지례예술촌 등 117곳에 이른다.

이들 중 일부 고택은 연중 만원인 곳도 생겨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안전한 관광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층, 특히 20~30ㄷ대 여성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안동시는 밝혔다.

특히 지례예술촌, 농암종택, 하회마을 내 옥연정사는 인스타 명소로 부상했다. 전통미의 기와집에다 호수와 계곡, 강 등이 어우러진 자연환경이 젊은층의 발길을 끌고 있다.

지례예술촌

지례예술촌


지례예술촌

지례예술촌


지례예술촌의 설경.

지례예술촌의 설경.


아시아 최초 창작예술촌 지례예술촌

지례예술촌은 임하댐 건설로 수몰 지역에 있던 의성김씨 지촌문중 소유의 종택과 제청, 서당 등 10채를 1986년부터 4년간 마을 뒷산으로 옮겨 지은 창작예술촌이다. 예술촌과 문학관, 고택문화체험, 한옥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리조트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지난해 1년 내내 7개의 체험공간은 만실이었고, 올해도 연말까지 예약률이 80% 이상이다. 2월 94%, 3월 100% 등 의 경우 연초에 1년간 예약 만실을 기록했고, 금년에도 예약율 80%를 넘겼다. 통상 6월에 이듬해 예약접수를 시작한다. 임하호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7, 8, 9호실 3개 방은 오픈 1주일이 되지 않아 1년치 예약이 끝난다.

예술촌 안에선 고무신을 신어야 하고, TV나 바베큐, 자체 취사시설도 없다. 한 방에 2명밖에 묵을 수 없고, 냉장고와 화장실도 공용으로 써야 하는 불편도 따르지만 임하호가 내려다보이는 정문, 여닫이 문 밖으로 피어 오르는 물안개는 젊은층의 감성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는 물론 산업화시기도 겪지 못한 MZ세대들이 한옥이나 고택 등을 찾아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많이 찾는다.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투숙객이나 체험예약자가 아니면 내부 관람이 불가능하다.

농암종택

농암종택


농암종택

농암종택


농암종택

조선 전기의 문신 농암 이현보(1467~1555)의 종택으로 안동시 도산면에 자리잡고 있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지역에 들어간 고택을 이건한 곳이다.

농암종택과 분강서원, 강각·애일당 등 3곳으로 구분돼 있다. 의자에 앉아 낙동강을 조망하며 사색과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인생 샷까지 건질 수 있어 인기다.

농암종택 종부의 손을 통해 대대로 빚어 온 가양주 ‘일엽편주’는 최근 애주가들에게 인기다. 감미료 없이 쌀과 물, 누룩으로만 빚어낸 전통주로 농암선생의 ‘어부가’구절에서 따왔다 한다.

하회마을 건너 옥연정사.

하회마을 건너 옥연정사.


하회마을 옥연정사

환상적 풍광 속에 올바른 정신을 담고자 했던 선조들의 삶이 고스란히 밴 곳이다.

하회마을 건너 부용대 아래 자리잡고 있다. 휘돌아나가는 낙동강 물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솔숲의 향기와 깎아지른 절벽 등 최고의 치유장으로 여건을 갖췄다. 하회마을을 건너다 볼 수 있는 낮 풍광뿐 아니라 낙동강변을 바라보는 소나무와 은모래를 뿌려놓은 듯한 밤하늘의 별 등 도시의 시름을 털어내기에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고택이 MZ세대에 인기를 얻는 것은 네플릭스‘킹덤’등 사극을 통해 한국의 모자 ‘갓’이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오징어 게임 등 한국문화에 외국인들이 열광하면서 직접 체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는 고택산업 전문화를 위해 올해 1억5,000만 원을 들여 고택매니저 육성 및 위탁운영 사업을 전개하고 고택체험프로그램 운영도 지원할 계획이다.

방영진 안동시 공보감사실장은 “기성세대에게 가난하고 힘들어 벗어나고 싶었던 과거였다면, 빛바랜 사진 속 과거로 들어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 MZ세대”라며 “고택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치유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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