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자신의 총선 불출마를 비롯해 서울 종로 등 재보궐 지역구 3곳 무공천, 동일 지역 3선 금지,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 제명 처리 등을 골자로 하는 쇄신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정권교체론의 벽에 막힌 상황에서 고강도의 인적 쇄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대표가 ‘86세대 용퇴론’의 물꼬를 직접 트고 나와 민주당의 전반적 쇄신으로 이어질지 주목할 만하다.
쇄신안은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반성과 세대교체 노력을 담고 있다. 3곳의 무공천 결정은 지난해 4·7 재보선 당시 ‘원인 제공 무공천’ 당헌을 뒤집고 후보를 냈다가 참패했던 잘못을 바로잡은 셈이다. 송 대표는 또 국회 윤리심사자문위가 제명을 건의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 제명안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위안부 후원금 유용 의혹에도 윤미향 의원을 감싸고 돌았던 민주당이 제명 칼까지 손에 꺼내 든 것이다.
총선 불출마 선언 및 동일 지역 3선 금지는 민주당의 인적 기반을 바꾸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여야 통틀어 3선 이상 의원은 73명에 달하고 이 중 민주당 소속이 43명이다. 민주당만이라도 현실화한다면 제법 큰 물갈이가 가능하다. 송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2030청년을 대거 공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민주당이 자체 공천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개정까지 추진하면 여야를 막론한 다선 의원들의 반발로 세대교체론이 새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물론 이 같은 쇄신안이 현실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의원 제명만 해도 지난 30년간 본회의에서 한 번도 통과된 적이 없다. 3선 금지 제도화도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86세대 용퇴론도 잠깐 몸을 낮추는 제스처에 그칠 수 있다. 선거용 깜짝 카드로 그치지 않으려면 민주당 의원들이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때서야 민주당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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