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과 집념으로 올림픽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영웅들이 베이징에서도 다시 한번 최고의 영광에 도전장을 냈다.
4년 전 평창에서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라는 전혀 다른 2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눈 위의 오타니’ 에스더 레데츠카(27ㆍ체코)는 이번에도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평창올림픽 당시 레데츠카는 스노보드에선 세계 랭킹 1위였지만, 알파인스키는 43위로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톱 랭커였던 안나 베이스(오스트리아), 티나 바이라터(리히텐슈타인) 등 세계적인 톱랭커를 모두 제치고 이변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2위 베이스와는 불과 0.01초 차였다. 당시 레데츠카는 결승선 통과 후 자신의 기록을 확인한 뒤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놀라는가 하면, “메달을 예상 못해 화장을 하지 않고 경기장에 왔다”며 스키 고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는 등 숱한 화제를 뿌렸다. 이어 7일 뒤에 열린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면서 동계올림픽 한 대회 2종목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딴 영웅으로 등극했다.
‘평창 크로스컨트리 3관왕’ 요하네스 클라에보(26ㆍ노르웨이)도 다시 한번 다관왕에 도전한다. 클라에보는 당시 남자 스프린트, 단체 계주, 단체 스프린트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신성 탄생을 알렸다.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사상 최연소 금메달, 최연소 3관왕 등 각종 기록은 덤이었다. 평창올림픽에서 3관왕은 2명이 나왔는데, 클라에보와 ‘바이애슬론 황제’ 마틴 푸르가드(프랑스)뿐이다. 클라에보는 베이징에서도 여전히 ‘크로스컨트리 간판’ ‘주목할 슈퍼스타’로 평가받고 있다.
‘집념의 사나이’ 시멘 헤그스타드 크뤼게르(29ㆍ노르웨이)도 베이징에서 볼 수 있다. 그는 평창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30㎞에서 경기 초반 선수들과 뒤엉켜 넘어졌고 폴까지 부러지면서 68명 중 67위로 처졌다. 그러나 포기하기 않고 질주,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극본 없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크뤼게르는 남자 계주에서도 우승하면서 2관왕에 올랐다.
‘얼음 공주’ 최민정(24)도 빼놓을 수 없다. 최민정은 평창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와 3,000m계주에서 우승하며 쇼트트랙에서는 유일하게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당시 500m에서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반칙 판정받으며 실격돼 아쉬움을 남겼다.
‘썰매 최강’ 독일은 베이징에서도 독주가 예상된다. 그 중심에 나탈리 가이젠베르거(34ㆍ루지)와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32ㆍ봅슬레이)가 있다. ‘루지의 전설’ 가이젠베르거는 여자 루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특히 베이징에서도 2관왕에 오르면 3개 대회 연속 2관왕이라는 진기록을 쓴다. 평창올림픽 당시 원윤종이 봅슬레이 4인승에서 홈 이점을 안고도 은메달에 그쳤던 이유가 바로 ‘파일럿 최강자’ 프리드리히 때문이었다. 프리드리히는 당시 남자 2인승과 4인승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평창 다관왕’은 아니지만 널리 알려진 슈퍼스타들도 출동해 ‘베이징 영광’에 도전한다.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2018 평창까지 금메달 3개를 수집한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6)는 네 번째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스노보드 사상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 △4대 스노보드 이벤트 우승(올림픽, 세계선수권, 유스올림픽, 엑스게임) 등 굵직굵직한 기록을 세운 클로이 김(22)도 재출격한다. ‘설원의 서커스’ 스노보드 빅에어에서는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빼어난 외모의 안나 가서(31ㆍ오스트리아)를 만날 수 있다. 또 네덜란드의 남녀 ‘빙속 전설’ 스벤 크라머(36)와 이레인 뷔스트(36)도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에 도전한다. 특히 평창에서 금 1개, 은 1개를 딴 뷔스트는 베이징에서 시상대에 오르면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5개 대회 메달리스트’라는 새 기록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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