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단장과 함께 완전체로 돌아온 울랄라세션
디지털 기술로 목소리·얼굴 복원하고 무대 세워
서쪽하늘 무대로 유족과 시청자에게 감동 선사
세상 떠난 고인 추억할 수 있지만
상업적 이용 가능성 우려하는 목소리도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탄탄한 기본기에 화려한 퍼포먼스, 무대 기획까지. 2011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3에서 우승한 그룹 울랄라세션을 이끈 고(故) 임윤택이 '살아서(ALIVE)' 무대로 돌아왔다. 2013년 위암으로 32년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세상을 떠난 지 9년 만이다.
지난달 28일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공개한 '얼라이브' 1회에선 임윤택이 디지털 기술로 되살아나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그를 무대에 세우기 위해 1년여간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기술을 영상에 접목했다. 임윤택의 목소리는 가수 김광석, 혼성그룹 거북이의 멤버 터틀맨(임성훈)의 음성 AI를 만든 업체 슈퍼톤이, 건강하던 당시의 모습은 버츄얼유튜버 루이를 만들어낸 디오비스튜디오가 복원해냈다.
1회에는 울랄라세션이 2009년 미사리 라이브카페촌에서 활동한 시절부터 오디션에 참여하기까지 이야기가 소개됐다. 미사리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들은 대부분 통기타를 치며 잔잔하게 노래를 부르던 카페촌 분위기를 흔들어놨다. 이때부터 갈고 닦은 춤과 퍼포먼스는 이들의 전매특허가 됐다. 임윤택이 위암 판정을 받자 나머지 멤버가 병원비를 돕기 위해 수차례 공연한 곳도 미사리였다. 멤버들의 노력에 감동받은 그는 '슈퍼스타K' 시즌3 참여를 결심했다. 병세가 악화되는 중에도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주며 '달의 몰락' '미인' 'Swing Baby' '서쪽하늘'까지 주옥 같은 무대를 남겼다.
"참 아픈 희망, 참 슬픈 행복. 단 한번 미소에 아픔을 삼키고 우리가 걸었던 함께한 시간. 모두의 마음과 기억에, 이 세상에 거름이 되리라"
울랄라세션의 노래 '거름'
얼라이브 무대에 선 울랄라세션 멤버 박승일 김명훈 최도원은 첫 곡으로 박승일이 작사·작곡한 노래 '거름'을 불렀다. 노래를 마치고 박승일은 울컥한 목소리로 "윤택이 형이 저희를 다시 이 무대에 올려준 것 같아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이후 멤버들은 마마무 휘인과 함께 다음 무대를 꾸몄다.
임윤택은 울랄라세션의 세 멤버와 '슈퍼스타K' 시즌3 당시 심사위원을 맡았던 가수 이승철이 '서쪽하늘'을 함께 부를 때 등장했다. '서쪽하늘'은 임윤택과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 장진영 주연의 영화 '청연'에 쓰였던 곡이다. 박승일이 "형을 불러봅니다"라고 외치자마자 디지털로 재현된 임윤택이 등장해 이들과 함께 노래했다. 아내 이혜림씨는 이 무대를 보고 눈물을 훔쳤다.
시청자들은 AI 복원 기술로 그리워하던 가수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벅찬 반응을 보였다. 티빙 유튜브 영상 댓글창에는 "기술의 발전이 사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며 "건강한 모습의 임(윤택) 단장을 보자마자 울컥했다"고 감동을 전한 누리꾼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SBS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2020년엔 엠넷 '다시 한번'에서 각각 고 김광석, 터틀맨의 음성을 AI로 복원한 바 있다. 이 같은 시도가 이어지면서 세상을 떠난 인물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앞으로 기술이 더 발달하고 고인을 쉽게 복원할 수 있게 되면 (고인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4일 공개 예정인 '얼라이브' 2회에서는 임윤택이 세상에 남겨진 딸을 위해 직접 작사한 곡인 '낡은 테잎', 완전체로 돌아온 울랄라세션의 댄스곡 'ALIVE' 등을 들을 수 있다. 오는 11일에는 가수 유재하 편이 공개된다. 음악저작권 수익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뮤직카우는 임윤택이 함께 한 울랄라세션, 유재하의 신곡 음원의 저작인접권료 참여 청구권을 옥션에 선보일 계획이다. 구매자는 해당 노래가 이용될 때마다 발생하는 저작인접권료 수익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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