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개막 앞서 확진자 230여명
폐쇄 루프, 전국체육대회 방역 리허설 무색
"430여명 감염 도쿄올림픽과 다르다" 강조
조직위 "선수단 집단 감염 징후 없다" 일축
편집자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중국의 고민은 △티베트·신장 테러 위협 △고질적 교통난 △대기오염이었다. 국내 상황 관리가 관건이었다. 2022년 다시 올림픽을 치르지만 여건은 되레 악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외교적 보이콧 △코로나19의 3가지 악재가 겹쳤다. 베이징은 사상 처음으로 여름에 이어 겨울올림픽을 맞이했다.
“우리는 도쿄보다 잘할 수 있습니다.”
2일 올림픽 성화봉송에 나선 베이징의 호흡기질환 전문가 퉁차오후이가 환구시보에 각오를 밝혔다.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폐쇄 루프’ 안에서만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들이 움직이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입국 후 2주가 지나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던 지난해 도쿄올림픽 때보다 강력한 조치다.
하지만 중국의 ‘방역 만리장성’은 올림픽 개막도 하기 전에 금이 갔다. 지난달 23일 이래 코로나19 확진자가 230명을 넘어섰다. 도쿄올림픽 대회기간 발생한 430여 명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지난해 9월 산시성 시안에서 13일간 열린 전국체육대회 당시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과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 보건당국은 “올림픽 방역 리허설을 마쳤다”며 “베이징의 방역은 더 엄격할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도쿄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3일 “폐쇄 루프 안에서 집단 감염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방역 매뉴얼을 철저히 지키면 중국 본토와 같은 수준으로 코로나 감염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은 베이징에서 고속철로 30분 걸려 사실상 같은 생활권인 톈진의 4개 지역 방역단계를 다시 중·고위험으로 격상했다. 지난달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돼 350여 명이 감염된 곳이다.
중국은 지정된 관중에 한해 경기장 입장을 허용했다. ‘무관중’으로 썰렁하게 치른 도쿄올림픽과 가장 차별화한 점이다. 동시에 조직위는 “코로나에 감염된 선수라도 비행기 탑승 5일 전 4회 연속 핵산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며 중국의 포용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관영 매체들은 “중국의 방역 덕분에 안심하고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해외 선수단의 반응을 집중 조명했다.
반면 중국 내부는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성화봉송 행사는 대회 전 사흘만 열린다. 장소도 베이징 인근으로 국한했다. 해외에서 택배를 받는 경우 핵산검사를 하라고 당국이 채근할 정도다. 4일 개막식 규모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비교해 인원은 1만5,000명에서 3,000명, 시간은 4시간에서 100분으로 줄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