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여러 일정을 뒤로 하고 제주도를 찾았다. 그리고 제주도에서의 여정을 함께 할 차량을 낙점했다.
최근 제주도는 ‘코로나 19(COVID 19)’로 ‘성수기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여러 렌터카 업체들의 비용을 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돋보이는 건 단연 ‘푸조 시트로엥 제주렌터카하우스(이하 푸조제주렌터카)’다.
PSA의 딜러였던 한불모터스가 딜러 사업을 스텔란티스 코리아에 모두 이양하며 렌터카 사업의 미래도 다소 불안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변함 없는 가격’과 우수한 컨디션의 차량은 분명 스티어링 휠을 쥐는 이들의 마음을 달랜다.
제주도의 환경은 다채롭다
제주도는 말 그대로 ‘천혜의 자연’을 품은 곳이라 할 수 있다. IT 업계의 크런치 모드에 찌든 이들이 도망치듯 쉬고 싶어하는 ‘따듯한 남쪽 나라’이며 한라산의 거대한 존재감, 그리고 다채로운 자연의 순간을 느낄 수 있다.
2022년 1월의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다. 높은 한라산은 흰 모자를 쓰고 있었고, 한라산 근처에는 눈꽃이 피어났다. 도로는 미끄러워 자칫 사고의 위험이 있다.(심지어 1100도로를 달리던 중 삼중추돌 사고를 마주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추위를 벗어나 바다의 바람, 그리고 온기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더라도 그림 같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바다 가까이에 차량을 세우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제주를 찾을 때마다 유명한 관광지나 번화가 보다는 외곽의 작은 어촌, 그리고 그 어촌을 끼고 있는 해안도로를 달리며 여유를 즐기고 있다.
왜건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존재
이번 제주도 일정에서 푸조 508 SW를 낙점한 이유는 딱 하나다. 바로 ‘왜건’이기 때문이다.
국내는 말 그래도 왜건의 무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도로에서 쉽게 마주할 수 없는 ‘희귀종’이 되어버린 캐딜락 CTS 스포츠왜건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왜건환자’인 입장에서 제주도에서 만날 수 있는 ‘프렌치 왜건’을 외면하는 것은 ‘예의’에 걸맞지 않은 일이다.
참고로 푸조, 그리고 한불모터스는 지난 시간 동안 꾸준히 다채로운 왜건 모델(307 SW, 308 SW, 508 SW)들을 선보이며 ‘왜건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충족시켜 왔다.
게다가 이번 제주 일정에는 다시 부활한 수도권<>제주 항로를 이용해 CTS 스포츠왜건과 함께 하려 했으나 불의의 사고로 현재 보험 및 수리 과정에 있던 만큼 508 SW가 훌륭한 ‘대안’으로 시선을 끌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편 508 SW는 기반이 되는 508 5도어 모델 대비 확실한 여유를 제시한다. 실제 테일게이트 아래에는 530L의 용량을 갖춰 기존 508 SW 대비 43L의 여유를 추가적으로 누릴 수 있다. 여기에 2열 시트를 접어 최대 1,780L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해변 근처에서 테일게이트를 열고 트렁크 플로어를 의자 삼아 앉아 잠시 여유를 즐기고, 또 바람을 누릴 수 있다는 점 역시 ‘왜건’의 가치에 힘을 더한다.
시선을 끄는 존재, 푸조 508 SW
508 SW의 매력은 단순히 ‘왜건’이라는 구조에 그치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508 SW를 선호하는 배경에는 역시 ‘디자인의 힘’ 역시 존재한다. 기아 K5의 기시감이 느껴지지만 독창적이고 역동적인 디자인은 왜건의 가치에 힘을 더한다. 날카로운 이빨을 떠올리게 하는 508 및 푸조 고유의 DRL은 물론 스포티한 감성과 클래식한 이미지를 동시에 제시하는 모습은 높은 만족감을 자아낸다.
게다가 단순히 ‘예쁜 모습’에 그치지 않고 4,780mm의 전장이나 각각 1,860mm와 1,420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 그리고 2,800mm의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과 절묘한 균형감으로 높은 만족감을 자아낸다.
더불어 측면과 후면은 왜건이 갖춰야 할 여유, 그리고 안정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브랜드 디자인 기조를 반영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나 깔끔히 다듬어진 각종 디테일들은 아마 ‘보편적인 만족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i-콕핏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사실 등장한지 제법 오랜 시간이 흐른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이지만 헤드-업 클러스터와 컴팩트한 D-컷 스티어링 휠, 그리고 각종 소재를 절묘하게 연출한 공간은 여전히 만족감이 높다.
특히 대중적인 왜건(세단) 임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빙의 집중도를 높여주는 각종 구성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그리고 주행 중 시야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는 부분은 ‘푸조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보다 선명히 느끼게 만들었다.
작지만 충분한 1.5L 디젤 엔진의 드라이빙
솔직히 말해 국내 시장에 508과 508 SW가 처음 데뷔했을 때 당연하게도 1.5L 블루HDi 엔진에 대한 실망이 있었다.
기존의 엔진보다 출력이 개선되었지만 중형의 세단, 왜건을 이끌기엔 그 출력이 아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시승을 하고 또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직접 1.5L 블루HDi 엔진을 품은 508과 함께 하며 이러한 ‘편견’을 타파할 수 있었다.
이번의 제주도 일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주에서 만난 508 SW는 130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내는 1.5L 블루HDi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갖췄다. 보는 시선에 따라 실망스러울 수도 있고, 또 ‘효율적인 구성’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운전자로 느끼는 ‘508 SW’의 매력은 바로 ‘드라이빙의 경쾌함’에 있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엔진의 성능 자체는 그리 탁월한 편은 아니지만 막상 체감되는 가속 성능, 그리고 차량의 움직임은 충분히 경쾌하고 즐거운 모습이다.
신호가 바뀌는 순간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100% 짓이기는 그런 주행이 아닌 도로의 흐름에 맞춰, 살랑이는 바람을 따라 주행을 하며 너무나 쾌적하고 편안한 감성을 주행 내내 느낄 수 있다. 물론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여전히 아쉽지만.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의 대응 역시 능숙하다.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RPM 활용 정도를 달리 가져가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살려줄 뿐 아니라 대다수의 상황에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제시하니 차량의 만족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앞서 제주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해안도로’의 즐거움을 언급했는데 508 SW는 해안도로 위에서 가장 매력적인 드라이빙을 제시하는 차량이다.
제주도의 해안도로는 비교적 낮은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여러 노면 상황과 주행 변수, 그리고 연이은 코너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도로 위를 달릴 때에는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을 다루는 것이 더욱 즐겁다.
게다가 탄탄하지만 그럼에도 과도한 긴장감 보다는 어느 정도 여유를 더하는 508 SW 및 푸조 고유의 드라이빙 셋업은 ‘주행 스트레스’를 대폭 낮추는 모습이다.
덕분에 도로를 따라 달리는 것보다 도로를 달리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여유’의 시간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물론 극한의 드라이빙을 펼치거나 과감한 제동을 하기엔 부담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508 SW는 그럴 필요가 없는 차량이다.
실제 과도한 주행을 한다면 적재 공간의 짐들은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눈빛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느낀 왜건의 매력, 푸조 508 SW
제주도에서 만난 푸조 508 SW는 말 그대로 ‘왜건의 가치’ 그리고 왜건의 매력을 새롭게 떠올리게 하는 차량이었다.
매력적인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주도의 도로, 환경에 어울리는 여러 모습들을 느끼고 있자면 어느새 ‘푸조 마니아’가 되어 가는 스스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설명한 여러 이류로 인해 푸조제주렌터카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모르는 점은 불안 요소지만 앞으로도 제주도에서 ‘푸조’ 그리고 508 SW를 만날 수 있기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